서유럽 이어 북유럽까지 ‘코로나 패닉’
伊, 1만 2462명 확진… 사망 827명 달해伊와 접한 스위스 남부 ‘비상사태’ 선포
스페인 장관 확진… 각료 전원 검사 방침
메르켈 “지속 땐 獨 인구 60~70% 감염”
스웨덴 첫 사망… 노르웨이 등 확진 급증
다음주 예정 브렉시트 협상 연기 가능성
伊, 거리 텅 비고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이 비상조치를 내린 가운데 11일(현지시간) 전국을 봉쇄한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 남성이 개를 데리고 텅 빈 거리를 걷고 있다.
로마 EPA 연합뉴스
로마 EPA 연합뉴스
감염 규모가 가장 큰 이탈리아는 이날 현재 코로나19 누적 확진환자가 전날보다 2313명 증가한 1만 2462명으로, 사망자는 전날 대비 196명 늘어난 827명으로 집계됐다. 일일 기준 신규 확진환자 수가 2000명을 넘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며, 신규 사망자 숫자도 일일 기준 최고치다.
결국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모든 상점에 휴업령을 내리는 초강수를 내놨다. 8일 북부에 내린 이동제한령을 10일 전국으로 확대한 데 이어 하루 만에 더 강력한 조치를 내린 것이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이날 밤 대국민 담화를 통해 “최소 2주간 식품판매점과 약국 등 생필품 판매업소를 제외한 모든 상점에 휴업령을 내리겠다”고 말했다고 AFP는 보도했다. 이번 조치에 따르면 이탈리아인들에게는 생활공간이나 다름없는 카페를 비롯해 술집, 식당 등은 문을 닫아야 한다. 다만 식당의 가정배달은 허용되며 대중교통 이용 중단은 포함되지 않았다.
유럽연합(EU)의 양대 축인 프랑스와 독일도 코로나19 누적 확진환자 수가 각각 2281명과 2027명으로 늘었다. 프랑스의 확진환자 규모는 유럽 국가 가운데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코로나19 관련 첫 대국민 메시지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근거로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인구의 60~70%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확진환자가 유럽 세번째(2277명)인 스페인은 이레노 몬테로 양성평등 장관이 확진판정을 받아 각료 전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로 했다.
스페인, 미술관 한산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이 비상조치를 내린 가운데 11일(현지시간)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국립미술관에 관람객이 거의 없는 모습. 휴교령과 함께 집회, 행사를 금지한 스페인 정부는 모든 국립미술관에 대해 임시 휴관 조치를 내렸다.
마드리드 AP 연합뉴스
마드리드 AP 연합뉴스
서유럽의 뒤를 잇고 있는 북유럽 국가들의 코로나19 확산 추이는 전 세계에서 팬데믹을 피할 수 있는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는 경고나 다름없다. 누적 확진환자가 500명으로 늘어난 스웨덴은 이날 첫 사망자가 나왔고, 노르웨이는 629명, 덴마크는 514명으로 확진환자가 증가했다. 유럽에서는 스웨덴 외에도 아일랜드와 벨기에, 불가리아, 알바니아, 그리스 등에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확진환자가 1만명을 돌파한 이란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에 코로나19 긴급 자금 50억 달러(약 6조원)를 요청했다.
코로나19는 유럽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였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까지 흔들고 있다. 영국 총리실은 다음주 예정된 EU와 영국 간 미래 관계 2차 협상의 연기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0-03-13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