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치 척결’ 바람에 월병 가격 거품 빠져

중국 ‘사치 척결’ 바람에 월병 가격 거품 빠져

입력 2013-08-29 00:00
업데이트 2013-08-2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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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원 호가 ‘황금월병’ 자취 감춰

지난해 말 출범한 중국 새 지도부가 허례허식 척결과 예산 절감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명절 선물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새 지도부 출범 후 처음 맞은 지난 설에 고급 선물의 대명사인 마오타이(茅台), 우량예(五粮液) 등 최고급 전통 술이 유례없는 판매 부진을 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추석 선물로 대량 유통되는 월병(月餠) 시장에도 변화가 닥쳤다.

북경일보는 29일 식품공업협회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올해 추석을 앞두고 베이징에서 판매 중인 월병 선물세트의 70% 이상이 200위안(3만6천원) 이하로 나타나 호화·사치 선물 풍조가 수그러들었다고 전했다.

올해 출시된 월병 선물세트는 100~200위안짜리가 대부분이고 500위안(9만원)을 넘는 제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조사됐다.

월병은 밀가루로 만든 빵에 팥을 비롯한 각종 소를 넣어 둥근 달 모양으로 구워낸 음식으로, 한국의 송편처럼 추석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전통 음식이다.

중국인들 사이에 추석 선물로 월병을 주고받는 풍습이 일반화하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1만위안(180만원)이 넘는 고급 월병이 불티나게 팔렸다.

지난해 상하이의 한 은행은 소량의 금을 넣은 1만6천위안(290만원)짜리 ‘황금월병’ 선물세트를 6천개를 판매하기 시작해 일주일 만에 준비한 6천세트를 모두 팔기도 했다.

베이징의 한 도예품 제조업체가 내놓은 4만7천위안(850만원)짜리 황금월병 선물세트도 판매 개시가 무섭게 2천세트가 동났다.

당시 중국 언론 사이에는 이런 초고가의 월병 선물세트가 뇌물로 이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올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정풍운동에 따라 공공기관과 공기업 등이 공금으로 월병을 사들여 선물하지 못하도록 정함에 따라 월병 시장의 전반적인 판도에도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중국의 공공기관과 공기업들은 추석 때 소속 직원은 물론 상급기관이나 업무관계가 깊은 부서에도 월병을 보내는 관행이 있었다.

중국은 시 주석 취임 이후 공직사회의 허례허식 철폐, 고급식당 이용 금지 등의 정풍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각종 회원 카드 반납, 연예인을 초대한 호화 행사금지 조치도 내렸다.

북경일보는 올해 출시된 월병 선물세트가 포장부터 간단하고 친환경적으로 바뀌었고 가격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와 전통문화와 풍속의 본모습을 되찾았다고 호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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