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패션잡지 보그 표지모델 등장
피부색 밝게 연출 ‘화이트워싱’ 논란
금발 백인 선호하는 업계 인식 여전
보그 측 “사진 보정한 적 없다” 일축
“윈터 편집장 흑인 친구 정말 없나 삼성 스마트폰으로 찍는 게 낫겠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의 모습이 실린 패션잡지 ‘보그’ 표지 사진이 그의 피부색을 하얗게 보정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보그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2월호 표지 사진.
보그 홈페이지 캡처
보그 홈페이지 캡처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등장하는 보그 2월호 표지 사진을 두고 이른바 ‘화이트워싱’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이트워싱은 인종에 관계없이 백인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최근에는 피부색을 원래보다 밝게 보정하는 등 유색인종의 본래 피부색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보그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문제의 표지 사진은 해리스 당선인이 검은색 재킷과 컨버스 운동화 차림으로 서 있는 모습을 담았는데, 인위적으로 손을 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들만큼 피부색이 유독 밝다. 해리스 당선인이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고 배경과 의상이 어울리지 않는 이 사진은 당초 표지로 쓰기로 합의한 사진도 아니었다. 해리스 측은 보그의 트위터를 보고서야 사진이 바뀐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상에서는 학생처럼 연출된 의상이 첫 여성·유색인종 부통령이라는 해리스의 상징성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0월 7일 미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대에서 진행된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연설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AFP 연합뉴스
애나 윈터 보그 편집장
유명 칼럼니스트 와자핫 알리는 이번 표지사진 논란에 대해 “윈터는 흑인 친구가 정말 없는 것 같다”면서 “내 삼성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이 표지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비꼬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1-01-12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