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법’ 관여 中 인사 거래 은행도 제재
트럼프, 예정에도 없던 회견 열고 공세
“중국과 2단계 무역합의에 흥미 없다”美언론 “대선 열세 만회하려 中에 강경”
中 “美 관련 인원·기업 제재” 반격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히는 모습.
워싱턴 AP 연합뉴스
워싱턴 AP 연합뉴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종식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제 홍콩은 중국 본토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며 “더이상 특혜는 없다. 민감한 기술 수출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5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보안법 제정을 결의하자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보안법 시행에 관여한 인사들과 거래하는 은행을 제재하는 법안에도 서명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홍콩 자치권 억압에 연루된 것으로 간주된 중국 관리나 홍콩 경찰 등과 거래한 은행에 세컨더리 보이콧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은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 정권 계좌를 동결하고 BDA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그러자 세컨더리 보이콧을 우려한 국제 금융기관들이 거래를 중단해 BDA는 파산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4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된 중국 관리·기업을 제재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미 해군이 지난 6일 남중국해에서 두 척의 항공모함을 동원해 군사훈련을 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은 바다 너머 니미츠 항공모함의 동행 속에 F18 슈퍼호넷 전투기가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에 착륙하는 모습.
미 해군 제공
미 해군 제공
이날 기자회견은 예정에 없다가 오후 들어 갑자기 마련됐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열세를 만회하고자 중국 압박을 내세워 깜짝 선거 유세를 기획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오는 11월 (대선) 전쟁에서 고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태도를 한층 강경하게 해 유권자 잡기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15일 성명을 통해 “중국은 정당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반격을 할 것이다. 미국의 관련 인원과 기업을 제재할 것”이라며 반격을 예고했다.
한편 스틸웰 차관보는 14일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중국 제재 가능성에 대해 “어느 것도 (논의) 테이블 밖에 있지 않다. 제재를 위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중국해 일대에서 활동하는 중국 국영기업에 대해 또 “현대판 동인도회사”라고 비꼬았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20-07-16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