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봉쇄’ 가짜뉴스에… 맨해튼 부자들 엑소더스

‘뉴욕 봉쇄’ 가짜뉴스에… 맨해튼 부자들 엑소더스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20-03-15 22:34
업데이트 2020-03-16 01:4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롱아일랜드·코네티컷 등 별장으로 탈출

NYT “대부분 시민들 생계 위해 못 떠나”
코로나19 확산에 쇼핑객 붐비는 미국 슈퍼마켓
코로나19 확산에 쇼핑객 붐비는 미국 슈퍼마켓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곳곳에서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1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의 한 슈퍼마켓이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코로나19 확산 대처를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워싱턴 AFP 연합뉴스
지난 12일(현지시간) 전문직 종사자 등 뉴욕 상류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가 퍼졌다. 이들이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을 통해 전달받은 내용은 뉴욕시가 곧 봉쇄돼 뉴욕 지하철 운행이 제한되며, 구급차만 도로를 오가게 될 것이라든가 식료품점이나 현금지급기 이용이 어렵게 된다는 등의 것이다. 무엇보다 가짜뉴스는 ‘의료계 고위층의 친구에 따르면’ 또는 ‘마이크 블룸버그 전 시장의 딸 에마와 방금 점심을 먹은 사람에게 들은 정보에 따르면’ 등으로 시작돼 더 신빙성을 갖게 했다.

이튿날부터 맨해튼 5번가 고급 아파트 등 부자 동네에서 주민들이 짐을 싸서 도시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빈번하게 목격됐다. 빌 더블라지오 시장이 나서서 “맨해튼이 격리된다는 소문에 진실이라고는 조금도 없다. 누가 이런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지 당장 멈춰 달라”고 대응했지만 이들의 엑소더스는 멈출 줄 몰랐다.
‘코로나19 불안감’ 사재기 나선 미국인들
‘코로나19 불안감’ 사재기 나선 미국인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이후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선 가운데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리앤드로에 있는 한 코스트코 매장 앞에서 고객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샌리앤드로 AP 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뉴욕 탈출’이 부자들만의 코로나19 치료법이라며 양극화된 미국 사회의 단면을 꼬집는 기사를 내보냈다. 가짜뉴스가 좀더 부추긴 측면이 있지만 NYT에 따르면 도시 외부에 별장 등을 소유한 상위 1% 계층은 정보의 진위와 상관없이 뉴욕을 탈출 중이다. 이웃이 짐을 싣고 떠나는 모습을 목격한 한 여성은 “모두 햄프턴으로 떠나서 건물이 텅텅 비었다”고 말했다. 햄프턴은 뉴욕 맨해튼과 접한 롱아일랜드의 도시인 이스트햄프턴과 사우스햄프턴을 말한다. 현재 햄프턴에서는 식료품이나 생활필수품 수요가 급증해 식료품 매장마다 물건이 동났다. 한 식료품 매장 관계자는 “모든 매대가 절반쯤 비었다”면서 “황금연휴를 앞둔 목요일같이 붐빈다”고 말했다.

NYT는 대규모 비상사태가 미국이 얼마나 계급사회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고 지적했다. 뉴욕에서 주거와 직장을 유지해야 하는 다른 시민들은 도시에 남아 손소독제나 마스크, 두루마리 휴지를 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는 동안 상류층 시민은 롱아일랜드, 코네티컷주, 매사추세츠주 등에 있는 별장으로 무기한 휴가를 떠났다. 하지만 뉴욕을 떠나는 것이 안전하다는 보장도 없다. 로드아일랜드병원 역학과 레너드 머멜 박사는 “개인 여행이 안전할 수도 있지만 2차 지역사회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20-03-16 19면
많이 본 뉴스
핵무장 논쟁,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에서 ‘독자 핵무장’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평화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반대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독자 핵무장 찬성
독자 핵무장 반대
사회적 논의 필요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