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전 스티브 잡스를 사면초가에서 구한 사람은

22년 전 스티브 잡스를 사면초가에서 구한 사람은

입력 2016-11-24 15:23
업데이트 2016-11-2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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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전 재무책임자, 디즈니 재협상 사연 등 소개

1994년 11월 추수감사절 무렵 스티브 잡스는 사면초가에 있었다.

잡스는 고화질 그래픽의 컴퓨터 제조사였던 픽사에 5천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이 회사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탈바꿈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픽사에서 직원들과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픽사는 잇따른 성공작을 내놨고 잡스는 이를 발판으로 애플에 복귀했다.

픽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로런스 레비는 이달 낸 책 ‘투 픽사 앤드 비욘드’(To Pixar and Beyond)에서 자신의 관점으로 픽사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IT기업 임원이었던 레비는 22년 전 이맘때 잡스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픽사가 첫 작품으로 제작 중이던 ‘토이스토리’의 짤막한 프리뷰 영상을 본 후 CFO를 맡았다.

그는 “누가 만들었는지는 몰랐지만 이 건물 어딘가에 마법사들이 사는 것 같았다”고 당시 소감을 전했다.

레비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사람들을 만나 픽사의 배급계약에 관해 이야기해본 뒤 디즈니와의 거래가 일방적으로 픽사에 불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디즈니는 픽사의 영화 제작비 전액을 대는 대신 이익의 90%를 가져가게 돼 있었다.

그는 이런 수익 분배 구조라면 영화가 대히트하더라도 픽사는 디즈니에 종속된 하청업체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잡스와 레비는 2단계 계획을 생각했다. 먼저 픽사를 상장하는 것이었다. 픽사는 ‘토이스토리’가 성공적으로 개봉한 직후인 1995년 11월 기업공개에서 1억5천만 달러를 조달했다.

두 번째 단계에선 마이클 아이스너 디즈니 최고경영자에게 재협상을 요구했다. 디즈니는 계약 조건을 바꿀 필요가 없었지만, 제작비의 절반을 대겠다는 픽사의 제안은 영화를 성공하게 해야 하는 강한 동기 부여가 된다는 점에서 고려할만했다.

몇 달간의 협상 끝에 디즈니는 픽사의 향후 영화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고 픽사는 이익의 50%를 가져가기로 했다.

디즈니가 2006년 픽사를 74억 달러에 살 때까지 픽사는 아카데미상 9개를 탔으며 6개 장편으로 32억 달러의 입장수입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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