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야구 외교’

오바마의 ‘야구 외교’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3-23 22:02
수정 2016-03-2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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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와 MLB-쿠바팀 17년만의 친선 경기 관람… 관중석 박수 터져 나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쿠바 국빈 방문 사흘째인 22일(현지시간) 마지막 일정으로 라티노아메리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쿠바 국가대표팀의 친선 경기를 관람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나란히 앉아 쿠바의 국기(國技)라 할 수 있는 야구 경기를 관람하자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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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를 국빈 방문한 버락 오바마(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아바나 라티노아메리카노 스타디움에서 미국과 쿠바 간 친선 야구 경기를 관람하기 전 미국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팀 선수들과 그물망 사이로 손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아바나 EPA 연합뉴스
쿠바를 국빈 방문한 버락 오바마(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아바나 라티노아메리카노 스타디움에서 미국과 쿠바 간 친선 야구 경기를 관람하기 전 미국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팀 선수들과 그물망 사이로 손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아바나 EPA 연합뉴스
노타이에 선글라스를 낀 두 사람은 이따금 대화를 나누며 웃음을 터뜨렸다. AFP통신은 “국교를 회복한 양국 관계를 굳건히 하는 데 ‘야구 외교’가 한몫했다”고 전했다. 이날 탬파베이는 쿠바 출신 마이너리거 다이론 바로나를 투입해 1999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이후 17년 만에 쿠바를 찾은 메이저리그팀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3회까지 관람한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장을 떠나 카스트로 의장의 배웅을 받으며 다음 방문국인 아르헨티나로 향했다.

야구 관람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대중 연설과 반정부 인사 면담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알리시아 알론소 국립극장에서 한 대중 연설에서 “나는 미국과 쿠바가 수십 년 동안 분리돼 대립해 온 시대를 살았다”면서 “미주 대륙에 남아 있는 냉전 시대의 마지막 잔재를 파묻기 위해 쿠바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카스트로 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쿠바 전역에 생중계된 이날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국민은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말해야 하며 민주주의를 포용해야 한다”면서 “쿠바의 정치·경제적 변화는 미국의 강요가 아닌 쿠바의 자율로 선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바나 미국 대사관에서 쿠바 인권운동가들을 만났다. 그는 정치범 부인들의 모임인 ‘레이디스 인 화이트’의 베르타 솔레르 대표 등 10여명의 반정부 인사와 함께한 간담회에서 “정부 당국에 의해 구금된 일부 인사를 비롯해 여러분은 예전부터 최근까지 다양한 명분을 대표했다”면서 “쿠바에서 이런 일을 하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이들을 격려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6-03-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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