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민법 강행” 매코널 “의회가 저지”… 기싸움 시작됐다

오바마 “이민법 강행” 매코널 “의회가 저지”… 기싸움 시작됐다

입력 2014-11-07 00:00
수정 2014-11-07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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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중간선거 ‘민주 참패’ 후폭풍

“미치 매코널과는 술 한잔하고 존 베이너와는 골프를 치겠다. 공화당과의 협력을 위해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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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의 침통
패자의 침통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다음날인 5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내 이스트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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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미소
승자의 미소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차지하며 상원을 이끌어나가게 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5일(현지시간) 켄터키주 루이스빌에서 환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루이스빌 AP 연합뉴스
5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 나타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기운이 빠져 보였다. 전날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대패한 사실에 씁쓸해하면서도 남은 2년간 공화당과 협력하겠다고 연신 강조했다. 70여분간 이어진 기자회견은 비장감마저 감돌았지만 두세 차례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다수당 원내대표가 될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원내대표와는 켄터키 버번(위스키)을 마시고 베이너 하원의장과는 골프를 치겠다고 밝히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5월 한 행사에서 “나보고 매코널 대표와 술이라도 한잔하며 풀라는데 내가 왜? 당신이나 그렇게 하라”며 공화당과 각을 세운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선 매코널 대표와 베이너 의장의 생각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첨예하게 대치해 온 각종 정책과 관련해 “그들이 어떤 결과를 내고 싶은지 알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법 개정 및 무역협정, 인프라 건설과 관련한 금융지원 등을 구체적 협력 분야로 언급했다. 그렇지만 자신의 야심작인 의료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과 이민개혁법 추진에 대해서는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바마케어는 양보할 수 없는 분명한 선이 있다”고 밝힌 뒤 “이민개혁법은 공화당과 협조해서 뭔가 진도를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회에서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올해가 가기 전에 이민시스템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법적 조처를 할 것”이라며 행정명령 강행을 예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민감한 정책 이슈들에 대해서는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공화당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뉴트 깅리치 전 공화당 하원의장은 CNN에 출연해 “선거에서 졌는데도 달라진 것이 없다. 선전포고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매코널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워싱턴의 정치적 교착상태를 끝내겠다”며 “앞으로 연방정부 셧다운(폐쇄)이나 국가부채 디폴트(부도)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직후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바마케어에 대해서는 “전면 철회는 아니더라도 일부 수정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겠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법 행정명령 추진에 대해서는 “의회 승인 없이 행정명령을 통한 (불법이민자) 사면을 강행하는 것은 황소 앞에서 빨간 깃발을 흔드는 꼴”이라며 행정명령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일각에서는 오바마케어와 이민개혁법의 ‘빅딜설’과 일부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화당도 2016년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산층 및 유색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이들 정책을 무시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4-11-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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