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셸도 훌륭한 대선후보 가능”…힐러리 비토?

오바마 “미셸도 훌륭한 대선후보 가능”…힐러리 비토?

입력 2014-06-23 00:00
업데이트 2014-06-2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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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와 클린턴 측 원한관계 다룬 책 ‘철천지원수’ 출간

”미셸도 훌륭한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1년 가을 골프 라운딩 자리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2106년 대선 후보’ 담보를 요구하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던진 ‘뼈 있는’ 말이라고 한다.

민주당의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 가도에 오바마 대통령과의 좋지 않은 ‘집안 불화’가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책이 나왔다.

언론인 에드워드 케빈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 간의 불화를 담은 책 ‘철천지원수’(Blood Feud)를 발간했다고 뉴욕 포스트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빈은 이 책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이 겉으로는 사이 좋은 척하지만, 이것은 다 보여주기로 실제로는 서로 혐오한다고 적었다.

책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어느 날 한 모임에서 친구들에게 “지금까지 내가 만난 그 누구보다도, 지금까지 살았던 그 누구보다도 오바마를 미워한다”면서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자신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비난한 오바마 대통령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도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는 대부분 저녁 시간에 백악관 선임고문인 밸러리 재럿과 함께 샴폐인을 마시며 두 딸 말리아와 샤샤에 대한 보도를 확인하며 보내는데 클린턴 전 장관 역시 대화 주제로 오르내린다.

특히 미셸 여사는 클린턴 전 장관을 남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의 위협적이고 갈기가 덥수룩한 동물 누에 빗대어 ‘힐더비스트’(Hilderbeest·Hillary와 hartebeest의 합성어)라고 부른다고 케빈은 주장했다.

양측의 불협화음은 2011년에 본격화된 것으로 케빈은 기술하고 있다.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9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참모들의 건의에 따라 그에게 전화를 걸어 골프 라운딩을 요청했고,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인들에게 “이거 하고 싶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가끔 눈빛이 마주칠 때가 있는데 아주 어색하다. 우리가 서로 부탁할 일이 있는 게 싫지만 이번에 내가 한 번 도와주고 내 편으로 만들겠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에 응했다.

이 문제의 골프 회동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힐러리와 내가 2016년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데 힐러리는 자질도 훌륭하고 경험도 많은 후보’라며 사실상 차기 담보를 압박했고,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상대적 경험 부족을 겨냥한 것으로 생각해 당혹해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반응을 하지 않은 채 주제를 몇 차례 계속 바꾸려고 했음에도 클린턴 전 대통령은 힐러리 전 장관의 훌륭한 자질 문제를 계속 거론했고, 이에 오바마 대통령이 급기야 “미셸도 훌륭한 후보가 될 수 있다”며 말을 잘랐다고 한다.

이 때문에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듬해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 지원유세를 했음에도 여전히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케빈은 적었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관계 회복을 위해 힐러리 전 장관과 ‘식스티 미니츠’(60 Minutes)에 함께 출연하고 ‘시퀘스터’(예산 자동삭감)가 발효되던 바로 그날인 지난해 1월 클린턴 부부를 은밀하게 백악관으로 초청해 식사한 것으로 책에 나와 있다.

백악관 회동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시퀘스터의 정치적 유·불리에 대해 묻자 클린턴 전 대통령은 길고 따분한 강연 수준의 답변을 이어갔고, 분위기 전환을 위해 힐러리 전 장관이 세간에 나도는 미셸 여사의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출마설에 대해 질문을 했다.

미셸 여사가 아직 결정은 안 했지만 고민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에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힐러리 전 장관을 쳐다본 것으로 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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