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바이든의 아시아 순방 삼킨 中 방공식별구역

美바이든의 아시아 순방 삼킨 中 방공식별구역

입력 2013-12-05 00:00
업데이트 2013-12-0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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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분석…경제·북핵문제 밀렸다는 해석도 제기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가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의제를 뒤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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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오른쪽)이 중국을 방문한 미국의 조 바이든 부통령과 만나 미소를 지으면서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부통령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에 대해 미국 정부가 깊은 우려감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시 주석은 ADIZ도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화/뉴시스
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오른쪽)이 중국을 방문한 미국의 조 바이든 부통령과 만나 미소를 지으면서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부통령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에 대해 미국 정부가 깊은 우려감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시 주석은 ADIZ도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화/뉴시스


CADIZ 선포로 촉발된 안보 이슈가 이번 순방 기간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5일 현재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3개국을 순방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일본 도쿄에서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 등과 회담을 했고, 4일 중국으로 이동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났다.

그는 이날부터 2박3일 동안 한국에 머무르며 박근혜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주한미군 장병을 격려할 계획이다.

이번 방문은 ‘아시아 중시 정책(pivot toward Asia)’의 일환으로, 바이든 부통령은 3국 지도자를 만나 외교, 경제, 안보 분야 협력 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의논할 계획이었다.

그는 특히 동북아에서 사실상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방문해 양국의 무역 현안과 사이버 안보, 북한 및 인권 문제 등 양국 공동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중국이 일방적으로 CADIZ를 선포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동북아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미국이 이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실제로 바이든 부통령은 4일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CADIZ 선포 등 안보 이슈를 집중 논의했으나 이견만 확인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회담에서 CADIZ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하며 “중국이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길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CADIZ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일본의 입장과 유사한 것이다.

그러나 시 주석은 중국의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하며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보니 애당초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던 비롯한 경제 이슈나, 북핵 문제 등의 이슈는 모두 뒷전으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안보 이슈가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을 지배하고 있다”며 “바이든 부통령은 경제 이슈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었으나 CADIZ 선포로 인한 위기상황을 해결하는 것으로 의제가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어 바이든 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담 내용을 잘 아는 관리를 인용해 “두 지도자가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CADIZ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회담 기간 내내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비판의 수위를 낮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초 이번 사태를 ‘도발 행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난했지만, CADIZ 철회까지는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언제든 동북아 상공서 미국·일본과 중국이 충돌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현재 미국·일본 전투기가 CADIZ에 접근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양 측의 무력 충돌 ▲중국 전투기의 무력 시위 ▲미국 전투기보다는 일본 전투기 접근의 차단 ▲중국의 무력충돌 회피 등이다.

한편 바이든 부통령은 주중 미국 대사관에서 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중국 청소년을 만나 “미국 어린이는 기존 체제에 도전할 때 처벌이 아니라 칭찬을 받는다”며 “혁신은 자유롭게 숨 쉴 때, 정부나 종교지도자에게 도전할 때 가능하다는 걸 배우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중국의 인권탄압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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