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외무부, “우크라가 ‘테러 행위’로 격추” 주장
우크라 “신뢰할 만한 정보 없어…벨고로드 계속 겨냥할 것”
24일(현지시간) 우크라 국경에서 약 90㎞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드주 코로찬스키의 야블로노보 마을 인근 들판에 러시아군 수송기 일류신(IL)-65가 추락하고 있다. 수송기에는 우크라군 포로 65명과 러시아인 승무원 6명 및 호송 군인 3명 등 9명 등 총 7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사고로 전원 사망했다. 사진은 사고 당시 현장에서 촬영된 동영상 일부. 수송기 추락 지점에서 화염이 솟구치고 있다. 2024.1.24 텔레그램 AP 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11시 15분쯤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벨고로드에서 포로 교환을 위해 이송 중이던 우크라이나 병사 65명과 러시아인 승무원 6명, 호송 요원 3명 등 74명이 탑승한 일류신(IL)76 군 수송기가 추락해 전원 사망했다고 밝혔다.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벨고로드로 추정되는 장소에 비행기가 떨어져 거대한 화염이 발생하는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수송기가 벨고로드주 코로찬스키 지역의 인구가 밀집한 마을 인근 들판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사고 지점에서 5∼6㎞ 거리에 있는 야블로노보 마을의 교회 목사인 게오르기는 타스 통신에 “비행기가 들판에 떨어져 마을에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추락 수송기 조종사가 민가를 피해 대형 인명 피해를 막은 것이라며 ‘영웅’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 러 “우크라군 테러 행위”…80명 탑승 수송기는 경로 바꿔 무사
24일(현지시간) 우크라 국경에서 약 90㎞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드주 코로찬스키의 야블로노보 마을 인근 들판에 러시아군 수송기 일류신(IL)-65가 추락하고 있다. 수송기에는 우크라군 포로 65명과 러시아인 승무원 6명 및 호송 군인 3명 등 9명 등 총 7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사고로 전원 사망했다. 사진은 사고 당시 현장에서 촬영된 동영상 일부. 수송기 추락 지점에서 화염이 솟구치고 있다. 2024.1.24 텔레그램 AP 연합뉴스
우크라군 포로 80명을 태운 또 다른 수송기도 비행 중이었으나, 첫 번째 수송기가 격추된 뒤 가까스로 방향을 틀어 사고를 피했다고 한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항공우주군 레이더가 하르코프(하르키우)에서 우크라 미사일 두 발이 발사된 것을 포착했다”며 수송기는 우크라이나 정권의 ‘테러 공격’로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날 오후 콜로틸롭카 국경 검문소에서 포로 192명씩을 교환할 예정이었다”면서 “우크라이나 지도부도 이날 자국 포로들이 교환을 위해 이송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군은 포로들이 탑승해 있는 것을 알고도 수송기를 격추했다. 포로 교환을 방해하고 러시아를 비난하기 위해 수송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테러 행위를 통해 우크라 지도부는 자국민의 생명을 무시하는 본색을 드러냈다”고 맹비난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우크라이나 정권이 또 다른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며 “비행기에 대한 공격은 고의적이고 의식적인 행동이었다”고 비난했다.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하원(국가두마) 국방위원장은 이 수송기가 우크라이나군의 패트리엇 또는 IRIS-T 대공 미사일 3발에 격추당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항공우주군 참모총장 출신 빅토르 본다레프 상원의원도 소셜미디어(SNS) 영상을 토대로 “비행기가 격추됐다는 것은 100% 명확하다”며 수송기 승무원이 ‘외부 충격이 있었다’는 보고를 간신히 했다고 말했다.
● 우크라 당혹감 역력…“미사일적재 러 군용기 쐈다” 보도 후 취소
24일(현지시간) 우크라 국경에서 약 90㎞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드주 코로찬스키의 야블로노보 마을 인근 들판에 러시아군 수송기 일류신(IL)-65가 추락했다. 수송기에는 우크라군 포로 65명과 러시아인 승무원 6명 및 호송 군인 3명 등 9명 등 총 7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사고로 전원 사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수송기 잔해. 2024.1.24 TASS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우크라 국경에서 약 90㎞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드주 코로찬스키의 야블로노보 마을 인근 들판에 러시아군 수송기 일류신(IL)-65가 추락했다. 수송기에는 우크라군 포로 65명과 러시아인 승무원 6명 및 호송 군인 3명 등 9명 등 총 7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사고로 전원 사망했다. 사진은 추락 수송기 이동 경로. 2024.1.24 텔레그램
일례로 이날 우크라이나 언론 ‘우크라인스카야 프라우다’는 총참모부 소식통을 인용, 자국군이 러시아 군용기를 격추해 6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가 곧 기사를 정정했다.
매체는 사망한 63명이 자국 포로라는 내용 대신 격추한 러시아 군용기에 S-300 공대공 미사일이 적재돼 있었다고만 보도했다.
이 미사일은 전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하르키우를 공격해 1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과 같은 미사일이다.
그러나 얼마 후 매체는 소식통의 우크라이나 연루 부인으로 기사를 정정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비행기 추락 사실을 인지했지만, 포로가 탑승해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 우크라군 “신뢰할 만한 정보 없어…영공 안전 보장 요청 못 받아”
24일(현지시간) 우크라 국경에서 약 90㎞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드주 코로찬스키의 야블로노보 마을 인근 들판에 러시아군 수송기 일류신(IL)-65가 추락하고 있다. 수송기에는 우크라군 포로 65명과 러시아인 승무원 6명 및 호송 군인 3명 등 9명 등 총 7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사고로 전원 사망했다. 동영상은 추락 순간을 느리게 재구성한 것. 2024.1.24 텔레그램
24일(현지시간) 우크라 국경에서 약 90㎞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드주 코로찬스키의 야블로노보 마을 인근 들판에 러시아군 수송기 일류신(IL)-65가 추락하고 있다. 수송기에는 우크라군 포로 65명과 러시아인 승무원 6명 및 호송 군인 3명 등 9명 등 총 7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사고로 전원 사망했다. 동영상은 수송기 추락 순간. 2024.1.24 텔레그램
우크라 국방부 산하 군사정보국(HUR)은 텔레그램에서 “포로 교환이 예정돼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추락한 러시아군 수송기에 누가, 몇 명이나 탑승했는지에 대해 신뢰할 만한 정보가 없다”고 했다.
또한 “합의에 따라 러시아는 우크라 포로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그런데 러시아는 지난번 포로 교환 때와 달리 특정 시간대 벨고로드 영공 안전에 대해 통보하지 않았다. 우리에겐 포로 이송 경로, 인도 형태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국제 지원을 약화시키려는 러시아의 의도적인 행동”이라고 역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포로 교환 준비에 대한 모든 합의를 이행했다. 러시아 포로들은 지정된 장소에 제 시간에 안전하게 인도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벨고로드 상공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는지 명확히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정황상 러시아의 계략에 말려 자국군 포로가 탑승 중이던 수송기를 오인 사격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군은 수송기 추락 사고를 언급하지 않은 다른 성명에서는 벨고로드 지역의 러시아 군사 시설을 겨냥한 조치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의회의 드미트로 루비네츠 인권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건 경위 파악을 위해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며 “각 매체와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말고 공식 출처만 신뢰해달라”며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퍼뜨려서는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적은 교활하다”며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해 어떤 끔찍한 방법을 사용할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젤렌스키 “러, 우크라 감정 갖고 장난…팩트가 중요” 국제 조사 촉구
24일(현지시간) 우크라 국경에서 약 90㎞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드주 코로찬스키의 야블로노보 마을 인근 들판에 러시아군 수송기 일류신(IL)-65가 추락했다. 수송기에는 우크라군 포로 65명과 러시아인 승무원 6명 및 호송 군인 3명 등 9명 등 총 7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사고로 전원 사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수송기 잔해. 2024.1.24 텔레그램
24일(현지시간) 우크라 국경에서 약 90㎞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드주 코로찬스키의 야블로노보 마을 인근 들판에 러시아군 수송기 일류신(IL)-65가 추락했다. 수송기에는 우크라군 포로 65명과 러시아인 승무원 6명 및 호송 군인 3명 등 9명 등 총 7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사고로 전원 사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수송기 잔해. 2024.1.24 텔레그램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텔레그램에 올린 메시지에서 “이번 비행기 추락 사고는 우리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러시아 영토에서 발생했다”며 “이런 것들을 포함, 모든 사실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 포로들의 인명, 그리고 가족들과 우리 사회의 감정을 갖고 장난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 발레리 잘루즈니 군 총사령관 등과 긴급 회의를 가졌다면서 “이제는 ‘팩트’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군 정보국(GUR)이 진상을 파악하고 있으며, 외무장관에게도 관련 데이터를 동맹국에 전달하라고 지시했다”며 “우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제적인 조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 러 “우크라 테러 행위”…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 요청
24일(현지시간) 우크라 국경에서 약 90㎞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드주 코로찬스키의 야블로노보 마을 인근 들판에 러시아군 수송기 일류신(IL)-65가 추락했다. 수송기에는 우크라군 포로 65명과 러시아인 승무원 6명 및 호송 군인 3명 등 9명 등 총 7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사고로 전원 사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 급파된 러시아 조사팀. 2024.1.24 TASS 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히면서 “의장국인 프랑스가 성실하게 의무를 이행하고 조속히 회의 일정을 잡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치권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우크라이나를 테러 국가로 지정하는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권력과 돈을 지키기 위해 자국 군인과 포로를 쉽게 죽인 것”이라며 공세를 이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