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가운데 14일 이곳을 출입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안직원이 체온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0.6.14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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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시장을 중심으로 나흘도 채 안 돼 코로나19 확진자가 50명을 넘어서는 등 감염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시 보건당국은 최근 퍼진 바이러스가 해외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베이징시는 14일 브리핑에서 이날 오전 0∼7시 신규 확진자가 8명이며 전원 베이징 최대의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펑타이구의 신파디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손님 등 시장 관련자라고 발표했다.
나흘간 농수산시장 관련 확진자 51명이로써 베이징에서 최근 나흘간 집계된 확진자는 모두 51명으로 늘어났으며, 전원 신파디 시장 관련 감염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날인 13일 하루에만 확진자가 36명 늘었으며, 지난 11일과 12일에는 각각 1명과 6명 나왔었다.
이날 신규 확진자 8명 가운데 상당수는 무증상 감염자가 확진자로 전환된 경우다. 중국은 핵삼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도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무증상 감염자는 확진자 통계에서 제외한다.
8명 중 2명은 요식업계 종사자인 것으로 파악돼 감염 확산 우려가 더 크다.
베이징 “비상시기”…시장 주변 봉쇄 조치베이징시는 “비상시기”에 돌입했다고 선언했다.
베이징시는 신규 확진자가 신파디 도매시장에 집중되자 시장과 거래하는 직영점과 농수산물을 납품하는 식당, 호텔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베이징시는 관계자 외에도 지난달 30일 이후 신파디 도매시장을 방문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핵산 검사를 하기로 했다.
베이징의 코로나19 영도소조(대응팀)는 신파디 시장을 봉쇄하고, 인근 11개 주택단지 역시 출입을 금지하는 폐쇄식 관리에 들어갔다. 또 초등학교 3곳과 유치원 6곳의 수업도 중단됐다.
중국 베이징의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가운데 14일 보호복을 입은 직원들이 시장 주변에 살고 있거나 이 시장을 방문한 적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진행 중이다. 2020.6.14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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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시 당국은 이날 신파디 시장이 속한 펑타이구의 2개 지역과 시청구의 1개 지역 등 모두 4개 지역을 코로나19 중위험 지역으로 격상했다.
펑타이구는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위해 지휘본부가 설치됐다”며 “‘전시상황’과 같은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뎬구는 모든 지역사회에서 방역 2급 대응 조치를 다시 해 단지 진입 시 체온 검사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최고 지도부가 근무하는 중난하이와 톈안먼광장 등이 있는 둥청구도 비상이 걸렸다.
둥청구는 최근 14일 동안 신파디 시장을 방문한 모든 주민이 검사를 받도록 했다.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 유럽과 관련”최근 전파된 바이러스의 진원지가 어딘지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보건당국은 해외유입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의 양펑은 신파디 시장에서 검출된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이 유럽에서 온 것을 발견했다면서 “해외유입과 관련된 것이라고 잠정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어떻게 왔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오염된 해산물이나 육류, 또는 시장에 드나드는 사람들의 분비물을 통해 전파됐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식당서 연어 일제히 자취 감춰앞서 베이징시는 신파디 시장 내 수입 연어를 취급하는 상점에서 사용하던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베이징 시내 식당 메뉴에서 일제히 연어가 사라졌다.
까르푸 등 주요 슈퍼마켓들도 연어 관련 제품을 매대에서 모두 치웠다.
베이징시 당국은 문제의 수입 연어 공급처인 징선 해산물 시장, 신파디 시장 등과 시내 식당 사이를 오가며 식재료 배달 업무를 하는 모든 종사자가 검사를 받도록 했다.
“우한 내 초기 확산 단계와 유사”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 퉁지의학원의 공중보건 전문가 펑잔춘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베이징의 상황은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한 내 초기 확산 단계와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첫 발생지 화난수산시장
코로나19의 최초 발생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화난수산물도매시장이 21일 폐쇄돼 있는 모습. 2020.01.22. 우한 AP 연합뉴스
그는 “베이징시 당국은 전염병 통제조치 단계를 당장 올려야 한다”며 “지금 당장 통제하지 못한다면 베이징의 높은 인구밀도 때문에 단기간에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도시들, 베이징발 감염 확산될까 경계다른 도시들도 베이징의 코로나19 재확산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쑤저우, 하얼빈 등 중국의 여러 도시는 시민들에게 베이징 방문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랴오닝성은 베이징의 펑타이구 등 최근 코로나19 발생 지역에서 온 사람은 14일 격리하기로 했다. 랴오닝성 선양에서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2명도 신파디 시장 관련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