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국민투표 부결되면…伊 8개 은행 도산 위기

이탈리아 국민투표 부결되면…伊 8개 은행 도산 위기

입력 2016-11-28 17:16
수정 2016-11-2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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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개헌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된다면 최다 8개의 이탈리아 은행이 도산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국민투표가 부결로 끝나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동안 지속되고 시장도 덩달아 불안해지면서 이탈리아 은행들의 자본 건전화 노력도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국민투표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유럽의 금융업계와 정책 당국은 이탈리아 은행들이 대거 도산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금융 시스템 전반에 패닉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마테오 렌치 총리가 물러나게 되면 당장 재무장관의 공백이 불가피하다. 이런 불확실성은 가뜩이나 이탈리아 은행들의 리스크로 불안해하는 금융시장을 더욱 혼돈에 빠뜨릴 수 있다.

업계와 금융당국에서는 자산 기준으로 3위 은행인 몬테 데이 파스키 데 시에나와 중형 은행인 포폴라레 디 빈첸자, 베네토 방카, 카리게, 지난해 구제금융을 받았던 4개 소형 은행인 방카 에트루리아, 카리키에티, 방카 델레 마르케, 카리페라라 등을 리스크가 높은 은행으로 꼽고 있다.

렌치 총리는 EU가 요구하는 부실은행의 청산을 피하기 위해 시장 기능을 통한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은행들이 청산되면 은행들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수백만 개인투자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3위 은행인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에 대해서는 JP모건이 마련한 증자안을 적용하고 소형 은행들에 대해서는 민간구제기금인 아틀란테가 개입하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지만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실행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와 당국에서는 특히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이 50억 유로 규모의 증자와 부실 채권 재조정이 실패하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하고 있다. 신뢰의 위기를 불러일으켜 시장을 통한 해결책 자체를 위태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부실한 8개 은행이 모두 청산 절차에 들어갈 수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자산 기준으로 이탈리아 최대 은행이자 유일한 글로벌 은행인 우니크레티드가 내년 초 계획 중인 130억 유로 규모의 증자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국민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투자자들에게는 이미 몬테 데이 파스키와 카리게, 베네토 은행의 증자에 참여할 인센티브가 없는 상태라고 말한다. 중소형 은행들의 평균 주가는 이미 장부가격의 4분의 1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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