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中 화해는 예수에 대한 배신…중국 너무 모른다”

“교황청-中 화해는 예수에 대한 배신…중국 너무 모른다”

입력 2016-11-28 17:14
수정 2016-11-2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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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추기경, 주교선임에 중국 개입 반대

로마교황청과 중국과의 관계정상화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로마교황청 홍콩교구 조지프 젠 추기경(84)이 교황청과 중국 간 화해는 ‘예수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2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강경비판론자인 천 추기경은 양측간 수교의 핵심 관건인 주교 선임에 중국 정부의 권한을 인정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교황청의 굴복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천 추기경은 홍콩 살레시오 신학교 강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소 순진해 공산 중국의 배경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면서 교황이 라틴아메리카에서 박해받는 공산주의자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으나 수십만 명을 죽인 중국 공산당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가톨릭 신도들은 정부가 인정한 교회에서 자유롭게 미사에 참석할 수는 있으나 전도는 허용되지 않으며, 중국 정부 산하의 천주교 애국회가 교회를 통제하고 주교를 임명한다.

그러나 이들 공식 교회보다 더 큰 규모의 ‘지하교회’가 존재하며 지하교회의 신도와 사제들은 당국의 탄압을 받고 있다. 개신교회들도 유사한 상황에 처해있으며 최근 중국 동부 지역에서 당국에 의해 1200개의 십자가가 철거되고 교회들이 파괴됐다.

천 추기경은 무엇보다 양측간 화해를 지지하고 있는 인사들이 중국에 대해, 그리고 중국 공산당 치하에서 교회가 겪은 사실에 대해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요구시위 유혈 진압 사태이후 당국의 언론자유 및 종교 탄압이 강화된 7년간 중국 본토에서 활동했다.

천 추기경은 양측간 협상에 따라 ‘거짓 자유’를 명목으로 사제들이 자유롭게 설교하고 더 많은 교회가 문을 열게될 것이지만 이는 진정한 자유가 아닌 피상적 자유에 불과하다면서 사람들은 머지않아 주교들이 정부의 꼭두각시이며 진정한 목자가 아님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승인을 받은) ‘공식 주교’들이 복음 대신 공산당에 대한 복종을 설파할 것이라면서 신도들이 결국은 ‘가짜’ 교회에 실망해 교회를 떠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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