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 각료급 인선에 여성인사가 잇따라 발탁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23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44)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교육 활동가인 벳시 디보스(58)를 각각 유엔주재 미국대사와 교육부 장관에 내정했다.

헤일리 유엔대사 내정자는 인도계 이민 가정 출신 여성이며, 디보스 장관 내정자는 학교선택권 확대에 앞장서는 억만장자 여성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써 트럼프 당선인이 발표한 차기 정부의 각료급 인사는 7명으로 늘어났으며, 두 내정자는 첫 여성 인선으로 기록됐다.

트럼프 인수위는 두 내정자의 업무 능력과 자질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인도인 이민자의 딸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州)의 첫 여성 주지사이자 현직 최연소 주지사”(헤일리), “성공한 여성 사업가”(디보스)라는 점도 부각시켰다.

앞서 발표된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 등 백악관 참모와 안보 각료 5명이 모두 백인 남성들이어서, 미국 사회의 다양성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추수감사절 연휴에도 불구하고 두 내정자에 대한 인선을 서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당선인과 가까운 인사는 워싱턴포스트(WP)에 “당선인은 트럼프 내각이 다양성을 반영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헤일리와 디보스 내정자를 발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9일 디보스 내정자를 면담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교육부 장관에 지명하기로 결정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대립각을 세워온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례적으로 트위터에 글을 올려 “오랜 기간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위해 일하고 뛰어난 성과를 보인 디보스를 교육부 장관에 발탁한 것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을 추어올렸다.

헤일리 유엔대사 내정자는 여성이자 소수계 유색인일 뿐 아니라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였다는 점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다양성과 통합 노선 추구를 대변하는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대선 경선에서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을 지지했으며, 당시 트럼프 후보를 향해 “주지사로서 내가 원하지 않는 모든 것을 가진 후보”라고 비판했다.

지난 10월에는 공화당 표 결집을 위해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나는 트럼프 팬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