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차관, 선대본부장 포데스타에게 “조심하라” 이메일
미국 법무부 고위 관계자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캠프에 ‘이메일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언질을 준 정황이 드러났다.폭로전문매체 위키리크스는 클린턴 캠프 선거대책본부장 존 포데스타의 해킹 이메일 가운데 그와 피터 캐드직 법무차관이 지난해 5월 19일 주고받은 이메일을 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캐드직은 포데스타에게 보내는 ‘조심하라’는 제목의 이메일에서 의회 청문회 등 클린턴의 이메일 사용에 관한 수사 상황을 알렸다.
캐드직은 이메일에 “오늘 우리 부 민사부장이 증언하는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가 열린다. 국무부 이메일 관련 질문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정보공개법 소송이 어젯밤에 들어왔거나 오늘 오전 들어올 예정이며, 국무부가 이메일을 게시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썼다.
포데스타는 이 이메일을 클린턴 핵심 측근들에게 전달하면서 “추가로 장난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포데스타와 캐드직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로, 위키리크스가 해킹한 이메일에서 이들이 지금도 친분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캐드직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포데스타가 빌 클린턴의 성 추문 사건에 휘말렸을 때 그의 변호인을 맡은 인연이 있다.
법무부와 클린턴 캠프는 유출된 이메일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클린턴이 국무부 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을 썼다는 첫 보도가 나오기 직전 국무부 관리가 클린턴 캠프와 입장을 조율한 정황도 포데스타 이메일에서 나왔다.
뉴욕타임스(NYT)의 관련 보도가 나오기에 앞서 작년 3월 1일 로렌 히키 국무부 언론 보좌관은 클린턴 대변인 닉 메릴과 클린턴 보좌관 2명에게 “NYT에 대한 답변을 해결했다”며 기자에게 보낸 국무부의 공식 입장을 제공했다.
이에 대해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클린턴이 국무장관으로 재임한 기간 일어난 일에 대해 언론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해 종종 클린턴 측 인사들과 소통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즉각 공격에 나섰다. 그는 이날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유세에서 “위키리크스를 통해 새로 공개된 이메일에서 우리는 캐드직이 클린턴 캠프에 수사 정보를 준 것을 확인했다”며 “이런 사람들이 나라를 망치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