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테러범 ‘외국인 전사’라고 알렸는데도 벨기에가 풀어줘”

“브뤼셀 테러범 ‘외국인 전사’라고 알렸는데도 벨기에가 풀어줘”

입력 2016-03-24 11:05
수정 2016-03-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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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대통령 “작년 시리아 국경 인근서 체포 후 추방”…IS 합류 의혹

브뤼셀 자살폭탄 테러범 중 한 명이 작년 시리아의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려다 체포돼 강제 추방됐는데도 벨기에 당국이 그를 풀어주고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최근 테러집단 앞에서 잇따라 구멍을 드러낸 벨기에 안보 당국의 무능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브뤼셀 테러범들 가운데 한 명이 가지안테프(터키-시리아 국경지역)에서 체포돼 강제 추방됐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어 “‘외국인 테러 전사’라고 우리가 알렸는데도 벨기에 당국은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테러 연관점을 찾지 못했다’며 나중에 그를 풀어줬다”고 주장했다.

터키 대통령실은 추방당한 테러범이 브뤼셀 자벤텀 국제공항에서 자폭한 벨기에 국적의 이브라힘 엘바크라위(29)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터키 당국은 지난해 6월 가지안테프에서 IS 동조자들을 겨냥한 일제 체포·수색 작전에서 그를 검거했다.

터키 관료들은 엘바크라위가 IS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들어가려 한 것으로 보고 벨기에 정부에 체포 사실을 통보했다고 WSJ에 말했다.

이에 대해 벨기에 경찰은 엘바크라위에게는 경범죄 전과 기록만 있을 뿐 테러 위협을 가할 것이라는 어떤 증거도 찾을 수 없다며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터키 관료들이 전했다.

엘바크라위는 지난 2010년 강도를 저지르다 경찰을 총으로 쏴 징역 9년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결국 터키는 엘바크라위 본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7월 그를 네덜란드로 추방하면서 네덜란드와 벨기에 대사관에 “주의 깊게 조사해볼 것”을 권고했다.

엘바크라위가 네덜란드에서 벨기에로 넘어간 과정은 자세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 헤인스 벨기에 법무장관은 VRT 방송에서 “그때는 그의 테러 의혹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 단지 가석방 중인 일반 범죄자였을 뿐이었다”라고 해명했다.

벨기에 정부는 과거에도 시리아 내전에 참가했다는 등의 분명한 증거가 없으면 터키에서 추방된 테러리스트 의심자를 구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에서 자폭한 이브라힘 압데슬람도 지난해 초 터키에서 벨기에로 추방됐으나 체포되지 않은 사례 중 하나다.

벨기에가 IS에 합류하려던 잠재적 테러리스트를 넘겨받고도 체포는커녕 제대로 감시하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시 한 번 벨기에의 취약한 안보 역량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유럽 내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으로 불리는 벨기에는 정보기관 인력이 부족한 데다 전화 감청 등의 정보수집 기술을 유럽에서 가장 늦게 도입한 나라다.

파리 테러의 마지막 주범이자 이브라힘의 형제인 살라 압데슬람은 범행 후 고향 집에서 불과 450m 떨어진 아파트에서 숨어지냈는데도 4개월 이상 벨기에 경찰의 대대적인 체포 작전을 피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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