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中군사화 박차’ 남중국해 갈등 우려…대상은 적시 안해

아세안, ‘中군사화 박차’ 남중국해 갈등 우려…대상은 적시 안해

입력 2016-02-28 10:54
수정 2016-02-2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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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최근 중국의 인공섬 건설과 군사 기지화를 계기로 높아지는 남중국해 갈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회원국마다 서로 다른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남중국해 갈등 고조의 원인을 제공한 대상은 적시하지 않았다.

28일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전날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열린 정례회의에서 남중국해 갈등에 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은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항행의 자유 수호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남중국해 갈등을 악화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배격하고, 국제법에 따른 평화적인 사태 해결을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성명의 내용으로 볼때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남중국해 인공섬에 미사일 발사대와 레이더 기지 건설에 이어 전투기까지 배치하며 군사기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성명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대상을 명시하지 않았다.

베트남,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등 일부 회원국들이 중국과 직접적으로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지만, 아세안의 최대 교역 대상인 중국을 직접 겨냥하기 부담스러운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과 직접 영유권 갈등을 겪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에 미묘한 견해차를 보였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군사기지화를 직접 겨냥했다.

팜 빙 밍 베트남 외무장관은 “영유권 문제뿐 아니라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미사일, 항공기 등 군사장비 배치 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또한 아세안 회원국이 이 문제에 관해 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고 말했다.

반면, 공산당 일당체제로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다, 최근 중국의 막대한 경제 지원을 받는 라오스는 중국과 베트남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다.

통룬 시술릿 라오스 부총리겸 외무장관은 “베트남과 중국은 우리의 가까운 친구다. 우리는 이 문제를 우호적인 방법으로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중간지대에 있지만, 결코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라오스는 남중국해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올해 아세안 의장국을 맡아 난처한 처지가 됐다.

한 서방 외교관은 “라오스에게 남중국해 문제는 다루기 껄끄러운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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