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굴기’ 좌절되나? 칭화유니, 美 반도체사 지분인수 철회

中 ‘반도체 굴기’ 좌절되나? 칭화유니, 美 반도체사 지분인수 철회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2-24 11:10
업데이트 2016-02-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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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국영기업 칭화유니그룹이 미국 업체 지분 인수를 통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진출을 노렸지만 이 계획을 철회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유니스플렌더는 미국의 데이터저장업체 웨스턴디지털 지분 인수 계획을 포기한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칭화유니는 지난해 9월 38억 달러(약 4조 7000억원)에 웨스턴디지털의 지분 15%를 사들여 최대주주가 되기로 합의했다.

 웨스턴디지털은 190억달러에 플래시메모리 디스크 제조사인 샌디스크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지난해 10월 발표했다.

 이에 대해 중국 기업이 샌디스크를 간접 인수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진출한다는 해석이 많았다. 이는 한국 반도체산업에 중장기적인 우려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웨스턴디지털은 이날 미국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칭화유니와의 거래를 조사하겠다고 결정하고 나서 칭화유니가 합의를 무산시켰다고 밝혔다.

 CFIUS와 관련된 일을 하는 한 변호사는 미국 정부가 칭화의 투자 계획을 막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조사하겠다고 했을 뿐이어서 칭화의 인수 철회가 이상하다고 FT에 말했다.

 칭화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당국이 인수 건을 승인하지 않으려는 조짐이 강해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웨스턴디지털의 최근 주가 급락이 칭화유니의 인수 포기에 영향을 줬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WSJ에 말했다. 웨스턴디지털 주가는 2014년 이후 58%나 떨어졌다.

 칭화유니그룹 자오웨이궈(趙偉國) 회장은 이날 웨스턴디지털 인수 건이 양사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힐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의 주가는 이날 7.1% 떨어진 42.84달러를 기록했으며 샌디스크 주가는 1.1% 하락했다. 칭화 측의 발표는 웨스턴디지털의 최대주주인 엘킨자산운용이 샌디스크 인수 금액이 너무 비싸다면서 인수 철회를 요구한 다음 날 나왔다.

 칭화유니그룹이 웨스턴디지털 인수에서 손을 뗐기 때문에 웨스턴디지털은 샌디스크 인수를 위해 기존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WSJ는 전했다. 이 때문에 인수 시도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앞서 웨스턴디지털의 샌디스크 인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면 삼성전자가 이를 노릴 수 있다는 전망이 포브스 등 외신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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