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제 끝나자 곳곳서 구인난에 ‘아우성’

중국, 춘제 끝나자 곳곳서 구인난에 ‘아우성’

입력 2016-02-23 11:39
수정 2016-02-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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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공 현지 정착…수요·공급 ‘미스매치’

중국에서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끝난 이후 구인난이 심화되면서 근로자를 구하지 못한 기업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몇년 사이 2배 이상 오른 월급여를 주고 숙식을 해결해 주는 조건을 내걸어도 일하겠다는 노동자를 고용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23일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빚어지는 기업들의 구인난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에서 공예품 제조사를 경영하는 뤼차오링(呂巧玲) 사장은 “2008년에는 월급이 1천800위안(약 34만원)만 줘도 직원 구하기가 쉬웠는데 지금은 4천위안(약 75만원)을 주고 숙식을 제공해 준다고 해도 사람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회사는 한때 직원수 400명을 넘길 정도로 컸지만, 지금은 60명이 채 안 될 정도로 크게 기울었다.

뤼 사장은 “지금은 노동자들이 주인”이라면서 “직원들은 나가겠다고 말하기가 무섭게 조건이 좋은 다른 기업으로 옮겨 버린다”고 안타까워했다.

취안저우에서 결혼서비스업체를 운영하는 왕찬밍(王燦明) 사장 역시 “3천위안을준다고 해도 일하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리는 것은 농촌에서 돈을 벌려고 외지로 떠나는 농민공(農民工) 상당수가 춘제 이후 고향에 정착하는 등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통신은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서부 내륙지역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고향에서 취업하거나 창업을 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례도 소개했다.

그러나 가장 큰 원인은 농민공 비중이 줄어들고 일자리 공급을 수요가 못따라가는 ‘미스 매치’ 현상이 나타나는 데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광저우(廣州)시 인력자원센터가 42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부족한 근로자는 총 18만9천여명에 달?다.

저장(浙江)성이 이달 초 발표한 ‘2015년 저장성 인력자원 수급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구직자 중 외지에서 온 근로자 비중은 48.11%로 전년보다 2.51% 포인트 줄었다.

또 저장성에서 필요한 근로자는 113만명이었던 데 반해 구직자수는 75만여명에 불과했다.

과거에 비해 힘든 일을 기피하는 추세도 강화되면서 더 좋은 조건을 찾아 철새처럼 자주 회사를 옮기는 근로자들도 많았다.

베이징(北京)시의 행정부도심이 들어설 퉁저우(通州)구에는 노무회사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상담을 받는 젊은이들은 기업의 채용조건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기존 취업자라고 해도 언제든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회사로 옮길 준비가 돼 있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기업들의 구인난이 심화되면서 농민공을 비롯한 구직자들은 과거에는 일자리를 찾는 데 집중했다면 지금은 일자리를 골라 가는 수준이 됐다고 전했다.

일선 노동자들의 부족 현상은 성장 둔화세가 뚜렷한 중국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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