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인종차별’ 지적, 공세 예고…아베 정권에 또 악재

일본의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흑인 노예의 혈통이라는 취지로 언급해 파문을 일으켰다.

마루야마 가즈야(丸山和也) 집권 자민당 참의원은 17일 “지금 미국은 흑인이 대통령이 됐다. 흑인의 핏줄을 잇는다. 이는 노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참의원 헌법심사회에 출석해 “예를 들어 일본이 미국의 제51번째 주가 되는 것은 헌법상 어떤 문제가 있는가 없는가”라며 가정을 전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마루야마 의원은 이 경우 “집단자위권, 안보조약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납치문제도 아마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며 예를 들고 급기야 “‘일본 주(洲)’ 출신도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나온다”고 말하고 나서 노예 얘기를 꺼냈다.

그는 “미국의 건국 당시에는 흑인, 노예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그 정도로 역동적인 변혁을 하는 나라”라고도 언급했다.

마루야마 의원은 헌법심사회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열어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을 해 매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민주당은 그의 발언이 인종차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1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를 문제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마루야마 의원의 발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또 하나의 악재가 될 전망이다.

아베 정권에서는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전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이 부정한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최근 사퇴했다.

또 마루카와 다마요(丸川珠代) 환경상이 일본 정부의 방사성 오염물질 제거 기준에 관해 ”어떤 과학적 근거도 없이 당시 환경상이 정했다“고 말해 국회에서 추궁당했다.

육아휴직을 선언했던 미야자키 겐스케(宮崎謙介) 자민당 중의원은 여성 탤런트와의 불륜 의혹에 사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