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승려들, 군인들과 몸싸움…“정부, 종교에서 손 떼라”

태국 승려들, 군인들과 몸싸움…“정부, 종교에서 손 떼라”

입력 2016-02-16 13:48
수정 2016-02-1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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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불교 최고지도자 승왕(僧王) 후보 승인 문제를 놓고 주황색 가사(袈裟) 차림의 승려들이 군인들과 승강이를 벌이는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됐다.

16일 태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방콕 서쪽에 있는 나콘 파톰주(州)에 있는 풋타몬톤 불교공원 앞에서 승려 수백 명이 경비 중이던 군인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태국불교보호센터(BPCT)라는 단체에 소속된 이들 승려는 군인들을 밀치고 목을 잡아채거나 차량을 에워싸고 위협적인 태도로 군인들을 몰아세웠다. 이런 장면은 고스란히 방송 카메라에 찍혀 전파를 탔다.

이들은 부패와 탈세 스캔들에 휘말린 20대 승왕(僧王) 후보자 랏차망갈라찬(80)의 지지자들로, 정부의 후보 승인 지연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날 집회를 준비했다.

이들은 정부가 승왕 승인을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다면서, 정부는 종교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승왕 승인 절차가 중단된 것이 랏차망갈라찬에 대한 부패 스캔들 때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불교 원로회의가 랏차망갈라찬을 승왕 후보로 지목한 이후 그와 관련한 각종 부패 의혹이 터져나왔다. 그가 관리하던 절에서는 고가의 수입 빈티지 차량(벤츠)이 쏟아져 나왔다. 또 이 차량들은 부품 형태로 수입된 뒤 현지에서 조립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는 세금 탈루 의혹도 받았다.

일부 반대파들은 그가 후계와 관련한 전 승왕의 친필 서한을 조작했다거나 불교의 계율을 위반해 성직을 박탈해야 할 동료를 감쌌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승왕 승인 반대운동을 해온 승려인 붓다 이사라는 “군부 정권은 랏차망갈라찬을 승왕으로 승인해서는 안 되며 부패를 뿌리 뽑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태국 불교는 썩었으며 길을 잃었다.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소동은 쁘라윗 왕수완 태국 부총리가 직접 나서 승려 대표를 면담하고 나서야 비로소 마무리됐다. 승려들은 부총리에게 5개 항의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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