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의 약발 상실…중앙은행들의 가용수단 궁핍”

“마이너스 금리의 약발 상실…중앙은행들의 가용수단 궁핍”

입력 2016-02-16 11:12
업데이트 2016-02-1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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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일본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외환 시장에서 기대했던 효과를 잃어가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스위스와 스웨덴, 덴마크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자국 통화의 강세와 성장률 둔화, 낮은 인플레이션과 자본 유입 등에 대처하기 위한 수단으로 잇따라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했고 2014년에는 유럽중앙은행(ECB), 올해에는 일본은행(BOJ)이 파티에 동참했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자산 매입 없이 금융완화의 효과를 꾀하려는 목적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하지만 비밀이 베일에 싸여 있을 때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정작 알려졌을 때는 위력이 약해지는 것처럼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약발도 시들해지면서 중앙은행의 가용 수단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노출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미이너스 금리 정책은 양적완화처럼 투자자들이 더 나은 수익을 쫓아 해외 자산을 사들이도록 유도함으로써 자국 통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노력이다.

특히 해외에서 성장의 신호가 감지되고 경상수지 적자와 과대평가된 통화라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겹쳐 있을 때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유럽 경상수지가 흑자 상태이고 신흥국들의 성장 전망은 미약하다는 점에서 이런 조건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라 증권의 샤를 상 아르노 외환전략가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지연되면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국가들의 통화가 오히려 절상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ECB가 2014년 6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당시 1.37달러였던 유로화 가치는 2015년 3월에는 1.05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초과지준금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유로화는 7% 가량 상승했다.

그리스 위기,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발생한 중국 위안화 쇼크 등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외환시장은 유로화와 엔화와 같은 안전 통화로 몰려들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마이너스 금리는 부정적인 심리를 강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것이 바로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초기부터 실패한 이유라고 말했다. 엔화 가치는 마이너스 금리가 발표되자 잠깐 떨어진 뒤 곧바로 강세로 돌아섰다.

코메르츠방크의 외환리서치부장인 울리히 로이히만은 일본은행의 통화팽창정책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면서 일본은행의 신뢰가 시험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도 통화팽창정책이 인플레이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면 이런 조치들이 중장기적으로 환율에 미치는 효과는 약화된다”고 말했다.

다수의 외환전략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연내에 120엔선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향후 수주일 안에 변동성이 사라질 것으로 보는 이들은 거의 없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당분간 중앙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라는 정책수단을 계속 휘두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JP모건은 유로존의 금리는 마이너스 4.5%, 미국의 금리는 마이너스 1.3%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마이너스 정책을 계속할수록 무기로서의 효과는 감퇴할 수도 있다.

BNY멜런 은행이 외환전략가 사이먼 데릭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분위기가 더욱 부정적으로 전환됐고 여타 중앙은행들도 마이너스 금리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효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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