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안보회의 연설…“서방, 러 억제 전략 포기해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러시아와 서방 사이의 갈등으로 세계가 신(新)냉전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타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뮌헨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한 메드베데프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연설에서 “러시아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정치 노선이 비우호적이고 폐쇄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거의 매일 러시아가 나토, 유럽,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가장 무서운 위협이라는 지적들이 쏟아지고 있고, 러시아가 핵전쟁을 시작하는 위협적인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간혹 우리가 2016년에 살고 있는 건지 아니면 1962년에 살고 있는 건지 헷갈린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러시아가 참여하는) 단합된 거대 유럽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존재하지 않으며 경제는 아주 느리게 성장하고 있고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갈등이 더 첨예화하는 가운데 대규모 이민자로 인한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선 내전이 벌어지고 있고 러시아와 유럽연합(EU)의 관계는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러시아와 서방이 서로 간의 우려를 제때에 불식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마비되고 여러 분야에서 대화가 완전히 단절된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양측의 활발한 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날 프란치스코 교황과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의 1천 년 만의 역사적 만남을 동서간 대화의 “빛나는 예”로 거론하기도 했다.
총리는 또 이날 뮌헨 안보회의장에서 별도로 개최된 러시아-독일 기업인 회의에서는 러시아와 EU 간 교역이 상호 제재와 유가 폭락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총리에 앞서 연설한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는 독단적이고, 유럽의 안보 질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며 “나토는 충돌을 추구하거나 신냉전을 원하지 않지만, 우리 대응은 확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나토는 동맹국의 방어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