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언어의 차이…클린턴 “나는” VS 샌더스 “우리는”

사용언어의 차이…클린턴 “나는” VS 샌더스 “우리는”

입력 2016-02-13 10:57
수정 2016-02-13 10:5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차기 미국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한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정반대의 언어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통령 부인,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차례로 지내 풍부한 경험이 돋보이는 클린턴 전 장관이 유세 때 자신을 도드라지게 만드는 ‘나’(I or me)라는 1인칭 대명사를 주로 사용한 데 반해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한 샌더스 의원은 ‘우리’(we or us)라는 단어를 선호한다고 미국 CNN 방송이 12일(현지시간) 소개했다.

CNN 방송은 샌더스 의원의 승리로 끝난 지난 9일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 직후 두 후보의 연설을 비교해 이런 결론을 냈다.

미국 대선에 출마한 후보 중 가장 다양한 이력을 갖춘 클린턴 전 장관은 패배 연설 때 ‘나’와 연관된 단어를 44차례 썼지만, ‘우리’라는 연계 단어를 21번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샌더스 의원은 승리 수락 연설에서 ‘우리’를 54차례 사용했으나 ‘나’를 내세운 것은 26번에 불과했다.

CNN 방송은 두 후보의 단어 사용을 종합적·포괄적으로 분석한 결과는 아니지만, 클린턴 전 장관에 비판적인 민주당원들의 시각을 엿볼 수 있었다며 이런 경향은 클린턴 전 장관에게 결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공화 양당을 통틀어 대선에 나선 후보 중 가장 다채로운 경력을 지닌 클린턴 전 장관이 차기 미국 대통령에게 필요한 덕목인 경험과 준비된 자세를 이미 갖췄다는 것을 유권자에게 알리고자 ‘나’를 강조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자랑하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전략가 출신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CNN 정치 평론가는 “유권자에게 경험을 전하고자 할 때에는 다른 사람보다는 ‘나’를 강조하기 마련이지만, 자신을 거의 말하지 않는 샌더스 의원의 메시지가 훨씬 큰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클린턴 전 장관의 단어 사용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선에서 승리하는 쪽의 메시지에는 힘을 북돋는 포용의 의미가 담겨 있다”면서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구호인 ‘우린 할 수 있어’(Yes, We can)를 그 사례로 들었다.

늘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해왔다던 뉴햄프셔 주의 유권자 도나 매니언도 8일 공영 라디오 방송 NPR와의 인터뷰에서 “샌더스 의원은 전에 내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우리’라는 말을 자주했다”면서 “클린턴 전 장관의 이력과 인품을 존중하지만, 그는 ‘나’라는 말을 자주 썼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오랜 지지자인 니라 탠던은 12일 CNN 방송에 출연해 그가 더욱 포용적인 단어를 써야 한다면서도 여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이런 비교와 비판을 “성 차별주의”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북특별자치도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할까?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래전부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