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행사장서 ‘反 구글’ 시위…주최측 너그럽게 대처

구글 행사장서 ‘反 구글’ 시위…주최측 너그럽게 대처

입력 2014-06-26 00:00
업데이트 2016-11-2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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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개막한 ‘구글 I/O 2014’ 개발자 회의 기조연설 도중 행사장에서 ‘반(反) 구글’ 1인 시위가 두 차례 벌어졌다.

이들은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 서관 3층에서 기조연설이 진행되던 도중 행사장으로 들어와 구글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다가 경비원들의 제지를 받고 행사장 밖으로 나갔다.

첫째 1인 시위자는 여성이었다.

이 여성은 무대 왼쪽 앞문으로 들어와서 엔지니어링 디렉터 데이브 버크가 기조발표를 진행하는 도중 무대 앞에 서서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그는 자신이 살던 아파트의 주인인 구글의 모 사내 변호사가 자신을 강제로 퇴거시켰다고 주장하면서 “양심이나 개발하시오, 구글”이라고 외쳤다.

발표를 하던 버크는 처음에 이 여성을 아랑곳하지 않고 발표를 계속했으나, 소란이 지속되자 경비원들이 이 여성을 데리고 나갈 때까지 발표를 중단했다.

버크는 중단했던 발표를 재개하면서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동안에도 배터리가 버틸 수 있도록 ‘안드로이드 L’(구글이 이날 선보인 안드로이드 차기 버전)을 개선할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약 1시간 뒤에 등장한 둘째 시위자는 젊은 남성이었다.

그는 어린이들을 위한 코딩 교육을 구글이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에 관한 비디오 발표가 있은 직후에 행사장 뒤편에서 중앙 통로를 걸어와서 구호를 외쳤다.

그는 큰 목소리로 “구글은 사람을 죽이는 전체주의적인 기계를 만들고 있다. 로봇 개발을 중단하라”고 외쳤으며, 경비원들은 첫째 시위자와 마찬가지로 그를 데리고 나갔다.

그러자 발표를 하고 있던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소속 직원 그렉 드미칠리는 “(이번 시위는) 내가 만들 줄 아는 애플리케이션만큼이나 평화적”이라고 말했으며, 청중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이런 시위자들을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할 말을 하는 너그러운 태도에 갈채를 보낸 것이다.

이날 행사장에서 1인 시위를 벌인 두 사람은 체포되거나 입건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행사장인 모스코니 센터 서관 바깥의 보도에서도 개막 기조연설 행사 도중에 항의 시위가 열렸다.

이번 시위의 배경에는 구글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번창해 인력을 자꾸 뽑으면서 샌프란시스코의 집값과 월세가 자꾸 올라 빈민들이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 때문에 올해 봄에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이 운영하는 통근용 버스가 시위대의 저지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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