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동맹 무용지물” 폴란드 외무장관 발언 파문

“미국과의 동맹 무용지물” 폴란드 외무장관 발언 파문

입력 2014-06-23 00:00
업데이트 2014-06-2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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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라도슬라프 시코르스키 외무장관이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가치없다고 발언한 내용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폴란드 주간지 브프로스트(Wprost)가 22일(현지시간) 공개한 녹음 내용에 따르면 올해 초 시코르스키 장관은 야세크 로스토브스키 전 재무장관에게 “폴란드-미국 동맹이 무가치하다(worthless)는 것을 알지 않느냐”며 “(양국 동맹은) 폴란드의 잘못된 안보의식을 낳기 때문에 해롭다”고 말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시코르스키 장관은 “우리는 독일, 러시아와 갈등을 겪을 텐데 우리가 미국을 편들어줬다고 해서 모든 일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미국에 의존하는 외교관계를 비판했다.

그는 미국을 ‘편든다’는 뜻으로 구강성교를 의미하는 속어(gave a blow job)를 사용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실패자들(Losers), 완전한 실패자들”이라며 “폴란드의 문제는 자부심이 적고 자존감이 낮다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두 사람의 사적인 대화 내용은 유력 인사들이 즐겨 찾는 수도 바르샤바의 한 식당에서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녹음 시점은 폴란드 인접국인 우크라이나에서 반정부 시위가 활발히 이뤄지던 1월 말~2월 초로,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서방의 느린 대응에 답답함을 느끼던 상황이었다고 dpa통신은 보도했다.

브프로스트는 이날 녹음 내용 일부를 서면으로 공개했으며 음성파일을 23~24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녹음 파일의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시코르스키 장관과 로스토브스키 전 장관 측은 보도 내용에 대해 즉각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폴란드 정부 대변인은 녹음 전문이 공개된 뒤라야 정부 관료들이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폴란드 정부가 중앙은행과 정치적 뒷거래를 했다는 녹음 내용이 공개된 데 이어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폄하하는 현직 외무장관의 발언까지 나오면서 “도날트 투스크 총리 정부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브프로스트는 지난해 1월 마레크 벨카 중앙은행 총재가 바르틀로미에야 지엔키에비츠 내무장관에게 정부의 경제 정책을 지원해줄 수 있다며 당시 재무장관인 야세크 로스토브스키의 교체를 요구하는 녹음 내용을 지난 15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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