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체 보다폰 “고객통신망 직접 감청국 존재”

통신업체 보다폰 “고객통신망 직접 감청국 존재”

입력 2014-06-07 00:00
업데이트 2014-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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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운영 27개국 감청통계 첫 공개…”6개국은 비밀회선으로 직접감청”

다국적 통신업체 보다폰이 세계 각국에서 감청요구를 받고 있으며, 고객 통신망 전체를 직접 감청하는 비밀회선을 제공키도 한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보다폰은 세계 27개국 자사 서비스망에 대한 법집행 협조 현황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실상을 공개했다고 6일(현지시간) 가디언을 비롯한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글로벌 통신업체가 개별국가 수준을 넘어 전 세계 자사 망을 대상으로 감청협조 통계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다폰은 고객의 휴대전화나 인터넷 활용을 둘러싼 국가기관의 감청 활동이 만연한 실태를 우려하면서 고객 사생활 보호 및 투명성 개선 노력을 호소했다.

이에 따르면 보다폰은 서비스 운영국 가운데 6개국에서는 자사 통신망을 직접 감청할 수 있는 권한을 국가기관에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국가가 고객의 통화 내용은 물론 인터넷 트래픽까지 원하는 대로 엿볼 수 있으므로 영장 절차나 통계는 무의미하다고 보다폰은 밝혔다.

이집트와 터키, 카타르, 남아공, 인도 등 9개국은 국가기관의 감청협조 내용을 공개하는 행위가 불법으로 규정해 통계에서 제외됐다.

인구 42만명의 몰타는 지난해 보다폰에 대해서만 3천773건의 고객 통신정보를 요구해 유럽국 중 인구대비 감청 활동이 가장 빈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는 마피아에 대한 수사활동이 많은 영향으로 지난해 통신정보 제공 요구가 60만5천여건에 달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각각 4만8천여건과 2만8천여건으로 조사됐다.

영국에서는 전체 통신업체를 합쳐 통화내용 감청은 2천760건, 통신정보 제공 요구는 51만4천608건이 집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보다폰의 스티븐 데드맨 정보보호 책임자는 “통신업체가 특정국의 통신감청 협조를 거부하는 것은 사업 포기를 의미한다”며 “법 집행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공개적인 논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사업자 통신망에 대한 직접 감청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보보호 운동단체 프라이버시 인터내셔널의 거스 호세인 대표는 “각국 정보기관의 정보감시 활동의 실상은 이번에 드러난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국가기관이 통신업체의 통신망을 직접 검열하고, 과도한 고객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는 시민 프라이버시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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