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세력도 보코하람 외면 “이슬람과 무관한 만행”

이슬람세력도 보코하람 외면 “이슬람과 무관한 만행”

입력 2014-05-08 00:00
수정 2014-05-0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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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주의 이슬람 무장세력 보코하람의 나이지리아 여학생 집단 납치·매매 사건에 대해 주요 이슬람국가와 종교지도자들이 ‘이슬람교 가르침에 어긋나는 만행’이라며 규탄하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보코하람이 여학생 집단 납치와 인신매매를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이슬람교를 이용한 데 대해 세계 각국의 무슬림(이슬람교도) 지도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모하메드 무크타르 고마 이집트 종교기금부 장관은 “보코하람의 행태는 순전히 테러일 뿐이며 이슬람과 무관하다”고 성토했다.

이집트 수니 이슬람교계 최고 지도자 중 하나로 꼽히는 셰이크 아흐메드 알-타예브 대(大) 이맘(이슬람 종교지도자)도 보코하람의 집단 납치를 두고 “관용이라는 이슬람교 원칙에 전적으로 위배된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대 이슬람센터장이자 이맘인 칼리드 라티프는 이날 허핑턴포스트에 올린 기고문에서 보코하람이 이슬람교 가르침을 곡해해 악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슬람교에서 교육은 기본적인 권리다. 선지자 무함마드도 지식 추구를 모든 무슬림의 의무라고 가르쳤다”며 “이맘을 비롯한 전세계 무슬림들이 나이지리아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 등 주요 이슬람국가 언론들도 보코하람이 여학생들을 납치해 노예로 팔아넘기면서 이슬람교 가르침을 구실로 삼은 것을 비난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나이지리아 정부는 피랍 여학생들의 행방을 찾는 데 결정적인 제보를 제공할 경우 5천만 나이라(3억원 가량)의 현상금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피랍 여학생들의 소재나 구출로 이어질 수 있는 믿을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앞서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서방국가들이 특수부대 등 전문인력을 파견하겠다고 제안한 데 이어 중국도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나이지리아를 방문중인 리커창 중국 총리는 자국 위성과 정보기관을 통해 이번 피랍 사건 관련 정보가 들어오면 기꺼이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전했다.

나이지리아 학생들이 안전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계획도 추진된다.

유엔(UN) 국제교육특사로 활동중인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는 이날 아부자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학교 안전 이니셔티브’(Safe School Initiative)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나이지리아 기업인 등이 제공한 1천만달러(100억원) 지원금으로 시작되는 이 프로젝트는 치안이 불안정한 북부지역 학교를 중심으로 보안요원·경찰 배치와 위협 상황 발생시 대응 계획 마련이 주된 내용이다.

고든 전 총리는 “우리는 학교가 문닫고 소녀들이 교육의 기회를 잃으며 부모들이 딸들의 생사를 걱정하는 현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며 “이 프로젝트는 나이지리아의 모든 소년·소녀들에게 교육받을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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