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ECB, 日처럼 디플레 견제 타이밍 놓칠 수 있다”

월가 “ECB, 日처럼 디플레 견제 타이밍 놓칠 수 있다”

입력 2014-03-06 00:00
수정 2014-03-0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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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스탠리 “디플레 빠질 확률 35%”…IMF 블로그 “금리 인하도 고려해야”BNP 파리바 “ECB 초기 양적완화, 3천억∼5천억유로 될지도”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 정책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중론인 상황에서 ECB가 디플레 견제의 타이밍을 놓쳐 일본처럼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월가에서 나왔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모건 스탠리의 런던 소재 조아킴 펠스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유로 지역이 일본처럼 될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디플레에 빠질 확률이 “약 35%”라고 경고했다.

펠스는 “일본도 (과거) 디플레에 빠질 때 미리 탐지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모건 스탠리의 런던 소재 서유럽 리서치 책임자인 데이비드 매키도 “일본이 유로 경제에 주는 교훈은 ‘통화 당국이 깨닫기 전에 디플레가 엄습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따라서 “상황이 닥치기 전에 완화 기조를 확대해 그런 위험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ECB의 장-클로드 트리셰 전 총재는 이날 아부다비 금융 회동에 참석해 “현재로선 유로 지역에 디플레 위험이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ECB가 (목표치에 여전히 크게) 미달하는 인플레를 주목하며 추가 조치를 결정할 수 있는 준비는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 ECB가 6일 열릴 통화정책이사회 회동 후 처음 공개하는 2016년 유로 인플레 전망치가 어떻게 나올지를 시장이 특히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 인플레는 지난달 연율 기준 0.8%로, ECB 목표치 2%를 여전히 크게 밑돌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달 통화 정책 이사회 후 ‘인플레 전망치가 크게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해 주목받았다.

왜냐하면, ECB가 디플레 견제를 위해 그간 자제해온 미국과 일본식의 양적완화를 취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BNP 파리바의 이코노미스트들은 CNBC에 ECB가 올여름 유로 취약국 채권을 시장에서 직접 사들이는 본격적인 양적완화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초기에 3천억∼5천억 유로 규모가 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추산했다. 그러나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하워드 아처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양적완화를 실행하기에는 너무 논란이 많다”고 회의적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ECB 통화 정책에 영향력이 지대한 독일이 특히 반대해온 점을 상기시켰다.

월가 중론은 ECB가 이번 회동에서는 행동하지 않을 것이란 쪽이라고 CNBC는 전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의 로런스 분 애널리스트 등은 디플레 우려가 커짐에도 ECB가 “이번에는 바주카포를 쏘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인플레가 더 누그러진다면 아마도 내달이나 올여름 회동에서는 행동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가 이번에 ‘시장 실망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크레디 아그리콜의 프레데릭 뒤크로젯 선임 유로 지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ECB로서는 선제 조치에 대한 신호가 중요하다”면서 따라서 “이번에도 움직이기보다는 (ECB가 행동하지 않는 데 따라) 시장이 덜 실망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유럽국 책임자인 레자 모하담은 IMF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ECB가 디플레를 견제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많다면서 “금리 추가 인하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기저리자금지원(LTRO)과 양적완화도 고려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시중에 유동성을 풀면서 그만큼의 자금을 회수하는 이른바 ‘불태화’를 중단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이 방법을 쓰면 1천750억 유로를 더 푸는 효과가 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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