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동굴의 ‘네안데르탈인’, 사실은 15세기 유럽인

伊 동굴의 ‘네안데르탈인’, 사실은 15세기 유럽인

입력 2013-12-31 00:00
업데이트 2013-12-3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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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에 이탈리아의 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추정 유골이 중세 이탈리아인의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과학자들은 이탈리아 북부 산베르나디노의 동굴에서 발견된 치아와 손가락뼈 조각들을 첨단 기법으로 다시 분석한 결과 유골이 1420~1480년 사이의 것임을 밝혀냈다고 인류진화 저널에 발표했다.

이 치아와 뼈는 산베르나디노 동굴 속 5만9천~2만8천년 전 사이 지층에서 발견됐는데 크기와 모양이 현생인류의 것과 일치했지만 발견 당시엔 발굴된 암석층의 연대에 따라 네안데르탈인으로 추정됐다.

당시만 해도 고대 화석의 손상이 따르는 직접 분석보다는 발굴 지층에 따르는 연대 추정 기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연구진은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치아의 3D 자료를 확보하는 한편 탄소기법으로 연대를 추적하고 뼈에서 채취한 미토콘드리아 DNA와 치아에 남은 음식 흔적까지 분석했다.

그 결과 치아의 형태는 다소 모호했지만 DNA는 현생인류의 것과 더 유사했고 연대는 15세기로 밝혀졌을 뿐 아니라 치아의 소유가가 먹은 음식이 중세 이탈리아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람은 5천년 전 이후에야 지금의 이탈리아 지역에 등장한 기장과 고기를 먹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네안데르탈인의 주거지로 알려졌던 산베르나디노 동굴에서 중세인의 유골이 발견됨으로써 이 동굴의 역사가 새로 조명받게 됐다.

연구진은 이 동굴이 1400년대에는 은둔자의 처소로 사용됐으며 이 지역에서 평생을 산 가톨릭 사제 ‘시에나의 성(星)베르나디노’가 이곳에서 살았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1510년 교황 율리우스 2세가 서유럽 대부분 국가들로 캉브레 동맹을 결성해 베네치아와 맞서 벌인 전쟁 때는 이 동굴 속에서 용병에 의한 대량 학살이 벌어졌으며 동굴에 피신한 사람 중 일부는 질식해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학살 이후 이 동굴은 교회로 탈바꿈했다.

네안데르탈인의 유골로 오인된 중세인의 뼈가 당시 살해된 사람의 것인지, 다른 이탈리아인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연구진은 중세 말기에 동굴 입구를 막는 벽을 건축하면서 뼈들이 깊은 지층으로 밀려들어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이 유골의 재분석 결과는 인류학자들이 새로 발견된 것뿐 아니라 과거의 것까지도 새로 평가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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