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선택 2012] 역시 ‘마담 프레지던트’ 오바마, 女心 56% 잡았다

[11·6 선택 2012] 역시 ‘마담 프레지던트’ 오바마, 女心 56% 잡았다

입력 2012-10-04 00:00
수정 2012-10-04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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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등 민생지원 선호때문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1등 공신’은 여성 유권자일 것이라는 분석이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퀴니피액이 2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는 여성 유권자 지지율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오바마가 49%, 롬니가 45%의 지지를 얻은 가운데 여성 유권자의 경우 56%가 오바마를 지지한 반면 롬니 후보 지지 여성은 38%에 불과했다.

이는 4년 전 대선과 매우 흡사하다. 2008년 9월 퀴니피액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여성 지지율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에 54%대40%로 앞섰다. 그리고 같은 시기 갤럽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전체 지지율에서 49%대42%로 매케인에 우위를 보였다. 대선 당일 출구조사에서도 오바마는 여성 지지율에서 매케인을 56%대43%로 눌렀다. 결국 4년 전 오바마를 지지했던 여성들이 지금까지 그대로 ‘지조’를 지키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남녀 유권자 비율이 비슷한 상황에서 한 후보가 한쪽 성(性)의 ‘사랑’을 일방적으로 차지할 경우 승부는 자명하다. 퀴니피액의 여론조사에서도 롬니는 남성 지지율에서 오바마에 52%대42%로 10% 포인트 앞섰지만 여성 지지율에서 18%나 뒤지는 바람에 전체 지지율에서 4% 포인트의 열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퀴니피액의 피터 브라운은 “전체 유권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대선에서 승리하기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여성들의 지지는 인물 호감도보다는 민주당 노선에 대한 선호가 더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십년간 여성들은 공화당보다는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경향을 보여 왔는데, 그것은 민주당이 민생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강조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가계를 책임진 여성들은 정부의 지원 여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어느 후보가 경제를 더 잘 다룰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여성의 54%가 오바마를 지지한 반면 경제 전문가임을 자처하는 롬니를 지지한 여성은 40%에 그쳤다. ‘어느 후보가 건강보험 정책을 더 잘 다룰 것 같은가’라는 민생과 직결된 질문에서도 여성들은 56%대39%로 오바마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마담 프레지던트’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여성들로부터 견고한 사랑을 받던 오바마에게 ‘실연’의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바마는 지난 5월 동성결혼 찬성 발언 직후 뉴욕타임스의 여성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44%를 얻어 46%의 롬니에게 처음으로 뒤졌다.

하지만 이후 공화당 의원의 성폭행 관련 발언, 롬니의 ‘47% 발언’ 등이 여성들의 자존심을 자극하면서 오바마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첫 번째 TV 토론일인 3일은 마침 오바마와 미셸 부부의 20번째 결혼기념일이어서 오바마로서는 여심을 자극할 수 있는 ‘대진운’까지 겹쳤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2-10-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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