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빈국의 산아 제한을 위해” 멀린다, 5억6000만弗 기부

“최빈국의 산아 제한을 위해” 멀린다, 5억6000만弗 기부

입력 2012-07-13 00:00
업데이트 2012-07-13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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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신념 논쟁보다 여성들 생명이 더 중요”

‘기부 여왕 멀린다 게이츠가 바티칸에 맞선다?’

남편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함께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을 설립해 아프리카의 빈곤, 질병 퇴치에 힘써 온 멀린다 공동 의장이 최빈국 여성들의 산아 제한에 5억 6000만 달러(약 650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멀린다 의장은 이날 재단이 영국 정부, 유엔인구기금(UNEPA)과 공동 주최한 ‘런던 가족계획 서밋’에서 이 계획을 공개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잘 알려진 멀린다로서는 낙태, 피임을 반대하는 가톨릭 교리에 반하는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회의에 앞서 멀린다 의장은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물론 이 결정을 놓고 힘들게 고심했다.”고 털어놓은 뒤 “가톨릭 신자로서 경이로운 종교적 가르침을 믿지만 여성들을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봐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들을 죽음에 이르지 않게 하는 것, 아이들을 죽지 않게 하는 것이 어떤 피임 방법이 옳은지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것보다 내겐 더 중요했다.”고 기부를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이 때문에 멀린다는 그간 여러 가톨릭 단체로부터 숱한 비난을, 일부 신자들로부터는 지지를 받았다. 멀린다는 “우리 나라에서는 가톨릭 신자의 82%가 산아 제한을 도덕적으로 용인한다.”면서 “그러니 아프리카 여성들이 결정하게 하자. 선택은 그들에게 달렸다.”고 호소했다.

멀린다는 남편과 재단을 처음 설립한 18년 전부터 가족계획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으나 어린이들의 사망률이 높은 현실을 감안해 백신 접종으로 어젠다를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매년 10만명의 여성이 조산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가족계획을 하고 싶어도 피임법 등 관련 정보를 얻지 못하는 여성이 2억 2000만명에 이른다. 이번 런던 서밋에서는 2020년까지 43억 달러를 투입해 1억 2000만명의 여성들에게 가족계획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목표를 마련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2-07-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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