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 묘연한 보시라이의 두 아들

행방 묘연한 보시라이의 두 아들

입력 2012-04-24 00:00
업데이트 2012-04-2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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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美유학생 아들들 모습 찾을 수 없어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기가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 가운데 한때 대중의 부러움을 샀던 두 아들의 행방도 묘연하다.

보시라이는 두 번 결혼했다. 첫 번째 부인은 산시(山西)성의 혁명가 집안 출신인 리단위(李丹宇)였고, 둘의 관계는 결혼 초부터 원만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사이에서 1977년 태어난 아들이 리왕즈(李望知·34). 원래 이름은 아버지의 성을 따 보왕즈(薄望知)였으나 부모의 이혼 후 어머니의 성으로 바꿨다.

리왕즈는 베이징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공부했으며 미국 씨티그룹에서 일하기도 했다.

미국 유학시절에는 인권문제에 관심을 둬 톈안먼 사태(1989년)의 주역인 탕바이차오(唐柏橋) 등 반체제 인사들과 빈번하게 교류, 중국 당국으로부터 탕바이차오와의 모든 접촉을 끊으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

중국으로 돌아와서는 변호사가 됐고 최근까지 법률회사에서 일했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과 중국어 반체제 매체인 신당인(新唐人)은 최근 리왕즈가 지난해 11월 체포돼 랴오닝(遼寧)성에 수감됐다며 그의 죄는 경제 범죄로만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영국 더타임스는 24일 리왕즈가 약 4개월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실종 상태라고 보도해 관심을 끌고 있다.

더타임스는 리왕즈가 컬럼비아대학 유학 중 알게 된 탕바이차오의 말을 인용, 친구들 사이에서 리왕즈는 실종됐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탕바이차오 자신도 리왕즈의 회사에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리왕즈는 거기에 없다거나 그를 잘 모른다는 말만 들었다고 밝혔다. 단지 친구들로부터 경제사범으로 구금됐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탕바이차오는 “보시라이는 아들을 구할 수 있는 권력을 가졌다. 지방의 공안들로서는 보시라이 모르게 그의 아들을 체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올가을 권력 교체기에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을 노렸던 보시라이가 ‘골칫거리’ 아들이 자신을 곤혹스럽게 하는 일을 벌이지 않을까 우려해 미리 조치를 취했다는 주장이 돌고 있다.

리왕즈는 엄마와 이혼했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싫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시라이는 현재 영국 사업가 독살혐의를 받고 있는 구카이라이(谷開來)와 재혼했다. 둘 사이에 낳은 아들이 보과과(薄瓜瓜).

보과과는 유학 중인 하버드 대학에서 그대로 공부하고 있다거나 미국에 망명 신청을 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지만 이복형 리왕즈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CNN방송 인터넷판은 고위관리의 아들인 보과과가 어떻게 호화 유학생활을 했을까하는 의문을 사면서 현재 언론이나 네티즌 등이 속속들이 그의 생활을 파헤치고 있다고 24일 전했다.

특히 보과과가 영국 유학 중 파티에서 넥타이와 와이셔츠 단추를 푼 채 여학생들을 껴안고 있거나 대학 담장에 소변을 보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은 중국 고관 자녀의 삐뚤어진 모습을 그대로 반영해 중국에서도 인심을 잃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 재학 중인 보과과는 자신이 발표하기로 한 날에만 수업에 들어왔으며 현재로는 학점 이수를 위한 최소한의 수업에도 참석하지 않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세미나에도 참석하지 않을뿐더러 연락도 되지 않고 있다.

보시라이 집안과 알고 지낸다는 한 관계자는 보과과의 대학 성적이 형편없고 학교생활도 호화판이었다는 보도와 관련, “일방적이며 다소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보과과는 쓰촨 대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모금활동을 벌였고 학교에서 베이징 올림픽 홍보활동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보과과는 어렸을 때 서예를 배웠고 중국어와 영어 쓰기에도 뛰어났다며 똑똑하고 사려깊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복형제 리왕즈와 보과과는 서로 결코 말은 나눈 적이 없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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