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선 D-10- 푸틴 1차 투표서 당선 유력

러시아 대선 D-10- 푸틴 1차 투표서 당선 유력

입력 2012-02-23 00:00
업데이트 2012-02-2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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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지속적 상승세..”불만 불구 대안없어”

다음 달 4일 치러지는 러시아 대선에선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여당 후보로 출마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승리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2000~2008년 대통령직을 연임하고 헌법상의 3기 연임 금지 조항에 밀려 총리로 물러났던 푸틴은 이번에 다시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의 추대를 받아 대선 후보로 출마했다. 애초 푸틴과 함께 유력한 대선 후보로 점쳐지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현 대통령은 푸틴에게 후보 자리를 넘겨주고 자신은 차기 정권에서 총리를 맡기로 했다.

◇ 늘어난 6년 임기 첫 선거 = 러시아 대통령 선거법에 따르면 35세 이상으로 러시아 국내에서 10년 이상 거주해온 국민이면 누구나 대통령에 입후보할 수 있다. 후보로 나서는 방법은 정당의 추대를 받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두 가지가 있다.

정당 추대는 의회에 진출한 정당의 경우로 한정된다. 의회에 진출하지 못한 정당의 추천을 받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경우엔 지지자 200만 명의 서명을 받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선거는 유권자들의 직접ㆍ평등ㆍ비밀 투표로 실시된다. 투표 당일 18세가 넘은 러시아 국민이면 누구나 유권자로서의 권리를 갖는다.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면 그가 곧바로 당선자가 된다. 만일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득표자가 2차 결선 투표를 치러 다수 득표자가 당선된다. 지금까지 치러진 5번의 러시아 대선(1991년, 1996년, 2000년, 2004년, 2008년)에서 2차 투표까지 가서야 당선자가 가려진 건 1996년 대선 때뿐이다.

개방 이후 경제난과 사회적 혼란이 극에 달했던 1996년 대선 1차 투표에선 겐나디 쥬가노프 공산당 후보가 32%의 득표율을 기록해 35%를 차지한 보리스 옐친 당시 대통령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나 2차 결선 투표에서 옐친이 53%를 득표해 40% 득표에 그친 쥬가노프에 간신히 승리했다.

당초 4년이었던 대통령의 임기는 2008년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개헌을 통해 6년으로 늘어났다. 한번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지만 3기 연속 연임은 금지돼 있다. 다만 푸틴 총리의 경우처럼 연임 후 물러났다가 다시 입후보하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 이에 따라 푸틴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 임기를 연임해 72세가 되는 2024년까지 크렘린궁의 주인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

◇ 푸틴 1차 투표 승리 유력 = 각종 여론 조사 결과를 볼 때 푸틴은 이번 대선 1차 투표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한동안 푸틴의 크렘린 복귀와 지난해 총선 부정 의혹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대규모 항의 시위 등으로 표출되면서 푸틴이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 짓지 못하고 2차 결선 투표까지 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으나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푸틴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브치옴(VTSIOM)’은 20일 발표한 대선 결과 전망에서 푸틴이 58.6%의 득표율로 1차 투표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산당 후보인 쥬가노프는 14.8%,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 후보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는 9.4%, 재벌 출신의 무소속 후보 미하일 프로호로프는 8.7%, 중도좌파 성향의 ‘정의 러시아당’ 후보 세르게이 미로노프는 7.7%를 득표할 것으로 조사됐다.

또다른 여론조사 전문기관 ‘폼(FOM)’이 앞서 16일 내놓은 대선 결과 전망에 따르면 푸틴은 60%, 쥬가노프는 16.7%, 지리노프스키는 9.5%, 프로호로프는 7.4%, 미로노프는 5%를 얻을 것으로 점쳐졌다.

가장 신뢰성 있는 두 여론 조사기관이 모두 푸틴이 60%대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1차 투표에서 승리를 거둘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여론 조사 결과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VTSIOM이 11~12일 러시아 전역의 46개 지역 유권자 1천6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54.7%의 응답자가 푸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대선 후보자들의 명단을 제시하며 ‘가까운 일요일에 대선이 치러지면 이 후보들 가운데 누구에게 표를 던질 것인가’란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조사였다 . 이 조사에서 쥬가노프는 9.2%, 지리노프스키는 8%, 프로호로프는 5.8%, 미로노프는 5%의 지지를 얻는데 그쳐 푸틴과 큰 격차를 보였다.

같은 기간 FOM의 여론조사에서도 푸틴은 50%의 예상 득표율로 쥬가노프(9%), 지리노프스키(7%), 프로호로프(4%), 미로노프(2%) 등에 크게 앞섰다. 간신히 과반에 이른 득표율이지만 총선 직후인 지난해 12월 11일 조사에서 42%까지 곤두박질 쳤던 예상 득표율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 처음으로 50%대로 진입한 데 큰 의미가 있다.

◇ “불만있지만 대안 없어” = 이처럼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유권자들의 표심이 급속히 푸틴 쪽으로 기우는 것은 무엇보다 푸틴의 대안이 될만한 뚜렷한 야당 후보가 없다는 데 가장 큰 이유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재벌 출신의 무소속 후보인 프로호로프를 제외하면 나머지 3명의 야당 후보가 이미 오랜 기간 정치권에 머물러온 ‘구세대 후보’들로 푸틴을 대신할만한 흡인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막강한 재력을 갖춘 프로호로프가 반(反) 푸틴을 선언하며 새롭게 등장했지만 아직 정치력이 검증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들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본능적 반감이 방해 요소로 작용해 역시 대선 판도에 돌풍을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장기집권과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 총선 부정 의혹 등으로 푸틴에 대한 불만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결국 유권자들이 또다시 ‘한번 더 맡겨보자’는 심정으로 푸틴에게로 돌아서는 이유다.

여기에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인 행정력을 총동원해 조직적으로 벌이고 있는 푸틴 지지 집회와 시위, 언론을 통한 대선 운동 등도 흔들리던 유권자들의 마음을 푸틴에게로 돌아서게 하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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