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러시아 청소년 자살 열풍

멈추지 않는 러시아 청소년 자살 열풍

입력 2012-02-16 00:00
업데이트 2012-02-16 15:5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15세 여중생 또 투신 자살..”친구 괴롭힘 못견뎌”

러시아에서 최근 청소년들의 자살 열풍이 번지며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15일(현지시간)에도 모스크바에서 15세 여중생이 투신자살해 충격을 던지고 있다.

특히 이 여중생은 동급생의 끈질긴 괴롭힘 때문에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러시아에서도 학교내 폭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 유력 일간 신문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 남서쪽 ‘헤르손스카야’ 거리의 아파트 단지에서 8학년(러시아는 초중고 통합 12년 과정을 채택하고 있음) 여학생 알료나 그라프스카야가 16층에서 몸을 던져 자살했다.

알료나는 자살 전 오랫동안 동급생 남학생으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들은 안톤이라는 남학생이 평소 알료나를 놀리거나 모욕을 주면서 끊임없이 괴롭혀 알료나가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알료나가 안톤에게 괴롭힘을 그만두라고 여러 차례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이 때문에 알료나는 며칠 전에도 손목 동맥을 끊어 자살을 시도했었다. 투신 직전에도 알료나는 친구들에게 “모든 것이 싫어졌다. 안톤의 모욕적인 놀림을 견딜수 없다”고 고통을 토로하고 잠깐 어딜 다녀오겠다며 사라진 뒤 시신으로 발견됐다.

한편 같은 날 서부 시베리아 케메로보에서도 16세 소녀가 역시 친구들과의 갈등 끝에 8층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해 중상을 입었다.

러시아에선 올해 초부터 청소년들의 자살 열풍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최근 2주 동안에만 러시아 전역에서 9건의 청소년 자살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11일에도 15세 여중생이 모스크바 시내 동쪽 ‘노보기례예프스카야’ 거리에 있는 자신의 24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이 소녀는 아버지와 다투고 나서 학교에 간다고 나간 뒤 복도 창문을 통해 아래로 뛰어내렸다.

10일에도 시베리아 도시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12세 소년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목을 매 숨졌고, 9일에는 극동 아무르주(州)에서 13세 소년이 성적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부모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데 불만을 품고 목을 매 자살했다.

7일에는 모스크바 인근 모스크바주 로브냐시(市)에서 14세 여중생 2명이 동반 자살했다. 16층 아파트 지붕에서 손을 맞잡고 함께 뛰어내린 두 여학생 중 한 명의 주머니에는 2주 동안이나 수업을 빠져 야단맞을 것이 두려워 자살한다는 내용의 유서가 들어 있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친구 및 가족 간 갈등과 애정 문제, 심리적 질병 등의 이유로 자살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청소년 자살이 역병처럼 번지면서 전문가들은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핵무장 논쟁,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에서 ‘독자 핵무장’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평화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반대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독자 핵무장 찬성
독자 핵무장 반대
사회적 논의 필요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