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안된 그리스 유로존 가입 실수” 사르코지 발언 논란

“준비안된 그리스 유로존 가입 실수” 사르코지 발언 논란

입력 2011-10-29 00:00
수정 2011-10-29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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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정상들이 막판 합의를 통해 그리스를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서 구한 가운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유로존 가입은 실수”였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리스 “위기 원인 전가 발언”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 채널2 방송 인터뷰에서 “2001년 그리스는 잘못된 경제 수치를 갖고 유로존에 들어왔다.”면서 “준비가 안 된 상태의 그리스를 유로존 회원으로 받아들인 건 실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다. 유로가 무너지면 유럽이 무너진다. 만약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후폭풍이 모든 나라를 휩쓸 것이기 때문에 재앙을 피할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한 뒤 “지금의 그리스 정부는 위기를 헤쳐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발언에 그리스 정부는 즉각 불쾌감을 나타냈다. 스타브로스 람브리디니스 그리스 외무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유럽 재정위기의 중심에 있지만 위기를 야기한 원인은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어느 한 나라를 희생양으로 삼는 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野 등 구제금융안에 회의적

구제금융 지원 결정에 대한 그리스 내부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전날 EU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국채 손실률 50% 확대와 1000억 유로의 2차 구제금융에 합의하자 “그리스가 디폴트 덫에서 벗어났다.”며 반겼다. 그러나 야당 정치인과 시민들은 앞으로 수년 동안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침체를 견뎌야 한다는 점을 들어 심드렁한 분위기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재정위기 해결책을 앞장서서 이끌어낸 독일에 대한 반발도 표출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8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나치 완장을 찬 모습의 포스터가 그리스 거리에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현지 신문 만평에는 독일 관리들이 나치 복장을 하고, 긴축정책에 동의한 그리스 정부 관리들도 나치식 인사를 하는 모습이 풍자적으로 그려졌다. 신문은 “독일 정부의 간섭이 65년 전 히틀러 치하 독일에 의해 유린됐던 그리스의 과거를 사람들의 마음에 되살려 적개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11-10-2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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