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참사 원저우는 中 기독교의 온상

고속철참사 원저우는 中 기독교의 온상

입력 2011-09-19 00:00
업데이트 2011-09-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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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열차 추돌 참사가 발생한 중국 원저우(溫州)에서는 지난 7월 27일 100명 이상의 유족들이 원저우 고속철역 입구를 막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요구는 ‘우리의 전통과 믿음에 따라’ 장례식을 치르도록 허용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들이 말하는 ‘전통과 믿음에 따른 장례식’이란 기독교 방식으로 교회에서 장례를 치르는 것이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9일 공식적으로 무신론 국가인 중국에서 기독교 인구가 이례적으로 많은 원저우의 모습을 전했다. 이번 참사로 아내와 네 살 된 아들을 잃은 저우더푸(周德服)는 “당국은 우리 유가족들에게 영안실에서 시신을 화장하도록 했지만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우리 교회에서 적절한 의식을 치를 수 있도록 사랑하는 이들을 집으로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시위에 참가했던 한 유가족은 “중국인들이 외국에서 사고로 죽으면 관영 언론들은 시신을 고국으로 데려와야 한다고 하지만 열차 사고가 우리 집 가까운 데서 일어났는데도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라며 “우린 단지 신도들이 동료에게 작별인사를 할 수 있도록 교회에서 간단한 의식을 치르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의 요구는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당국은 이들의 주장을 일부 수용해 화장터에서 종교적인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신문은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은 이들의 강한 종교적 신념이었다면서 이는 중국에서는 놀라운 일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저우는 ‘중국의 유대인’으로 불리는 원저우 상인 외에도 기독교 신앙으로도 유명한 곳이었다. 원저우에는 가난한 지역의 낡은 건물 지붕에 십자가상을 올린 작은 교회부터 첨탑과 돔으로 장식된 신형 예배당까지 성당과 교회가 곳곳에 흩어져 있고 시 중심의 일부 지역에서는 마치 유럽의 도시들처럼 교회가 흔하다.

인구 900만명 중 공식적으로 등록된 기독교 인구만 약 70만명으로 알려졌으며 지하 교회의 존재까지 고려하면 일부에서는 전체 인구 중 30%가 기독교인일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의 생존자 중 많은 이들이 손때묻은 성경을 병상 옆에 뒀고 그들은 살아남은 것에 대해 신이나 예수에게 감사를 드렸다.

원저우에서 남쪽으로 40km 떨어진 핑양현 구이더 마을의 한 주민은 “이 마을에는 많은 기독교인이 있다”면서 “이는 세대를 거쳐 전해진 것이고 우리는 이를 지역의 전통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공산당이 이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한 교회 원로는 “우리 교회는 공식 교회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담임 목사도 없고 예배와 성경 강의 모두 스스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산당이 이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교회 문을 닫게 한다 해도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들은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것까지 통제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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