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명이 천문학적 손해끼친 역대 금융사고들

직원 1명이 천문학적 손해끼친 역대 금융사고들

입력 2011-09-16 00:00
수정 2011-09-1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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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대형 금융그룹 UBS가 한 직원의 임의매매로 20억 달러(약 2조2천억 원)의 손실을 본 사실이 알려지면서 직원이 연루된 역대 금융사기와 금융사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최대 직원 금융 사기는 2008년 제롬 케르비엘이라는 트레이더가 미승인 거래로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SG)에 49억 유로(당시 71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사건이다. 직원 한 명이 저지른 사기로는 규모가 가장 큰 것일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발생한 금융 사기 중에서도 최대 규모로 꼽힌다.

SG은행 내부의 ‘델타원’ 트레이딩팀에서 선물상품을 담당했던 당시 31살의 케르비엘은 회사가 정한 한도를 넘어 대규모 선물 거래를 하다가 최악의 금융사고를 일으킨 장본인이 됐다. 그는 2천만 유로 이상을 취득할 수 없음에도 다른 거래인의 명의까지 도용해 자신의 한도 이상 대규모 매수 포지션을 유지하며 거액을 운영했다.

케르비엘은 지난해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함에 따라 수감되지는 않은 상태다. 현재 프랑스 교외에서 IT기술자로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자신의 경험을 담아 ‘트레이더의 추억(Memoirs of a Trader)’이라는 책도 펴냈다.

1995년 터진 영국 베어링 은행 파산 사건은 세계 금융권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

베어링 은행 싱가포르 지점의 수석 트레이더였던 닉 리슨은 1995년에 일본 주가지수 선물에 무모하게 투자했다가 12억 달러를 날렸다. 그는 트레이더로 일할 당시 ‘8888’이라는 비밀 계좌를 만들어 손실 본 거래를 이 계좌에 옮기면서 손실을 은폐하려 했다.

그러다 고베 대지진이 발생하자 이 계좌의 손실을 한꺼번에 만회하려고 일본 닛케이 지수 선물에 거액을 베팅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본 것이다. 그는 일본 경제가 지진복구사업에 힘입어 회복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선물을 대거 사들였으나 오판이었다.

이 사건으로 233년 전통의 베어링 은행은 한순간에 파산했고, 네덜란드 ING에 1달러에 합병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악마의 손’이라는 별명이 붙은 리슨은 4년6개월간을 복역하고 나와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악덕 거래인’(Rogue Trader)이라는 책을 출간했고, 이 책은 나중에 동명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1995년 다이와(大和)은행 사건이 발생해 발칵 뒤집혔다. 다이와은행 뉴욕지점의 미 정부채권 거래 책임자였던 이구치 도시히데가 무단으로 채권 거래를 하다가 11억 달러를 날린 사건이다.

이 은행은 보고를 소홀히 한 혐의가 인정돼 미 검찰에 기소돼 3억4천만 달러의 벌금을 물었고, 당시 소액 주주들은 경영진을 상대로 1천억 엔대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으며 일본 법원은 7억7천5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인 ‘아마란스 어드바이저’의 수석 에너지 트레이더 브라이언 헌트는 2006년 천연가스 선물에 투자했다가 한 달 만에 66억 달러의 손실을 냈고, 아마란스는 그해 결국 파산했다.

1996년 일본 스미토모 상사의 비철금속·구리 담당 부장인 하마나카 야스오는 10년에 걸쳐 승인받지 않고 멋대로 선물 거래를 하다 회사에 26억 달러의 손실이 끼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당시 미국의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진상파악에 착수하는 등 파장이 컸다.

1994년에는 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의 회계 담당자였던 로버트 시트론이 채권과 파생금융상품 투자 실패로 17억 달러의 손실이 입혔고 그해 오렌지카운티는 연방정부에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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