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무책임한 행동…개탄스럽다”

“위키리크스 무책임한 행동…개탄스럽다”

입력 2011-09-03 00:00
업데이트 2011-09-0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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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등 유력매체, 정보제공자 위험해졌다며 비난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일(현지시각) 편집하지 않은 미국 외교전문 25만여건을 모두 공개하자 위키리크스와 협력해온 유럽과 미국의 5개 유력 매체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영국의 가디언, 미국의 뉴욕타임스, 독일의 슈피겔, 스페인의 엘 파이스, 프랑스의 르몽드 등 5개 매체는 가디언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 외교관들에게 정보를 제공한 사람들의 이름을 지우지 않고 문서를 공개한 위키리크스를 비난했다.

이들은 “편집하지 않은 채 미 국무부 외교전문을 공개한 위키리크스의 결정을 개탄한다. 이는 정보 제공자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매체는 “우리는 철저한 편집 과정을 거친 문서만 공개하겠다는 분명한 원칙에 따라 위키리크스와 협력했다”면서 아카이브 전체를 공개한 것은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단독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외교전문을 차례차례 공개하면서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정보 제공자의 이름을 지우는 작업을 가디언 등의 매체와 함께 해왔다.

뉴욕타임스의 빌 켈러 편집국장은 위키리크스와 협력하는 것이 힘든 일이었다면서 “관심을 끌려고 하는지, ‘투명성’이라는 절대 원칙을 고수하는지 아니면 다른 악의가 있는지 판단할 수 없지만 위키리크스가 이렇게 무책임한 행동을 결정했다는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도 위키리크스를 힐난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위키리크스가 외교전문을 공개하겠다고 미리 알려왔지만, 정보원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미국의 안보가 위태로워진다는 국무부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새로 공개된 위키리크스 아카이브에는 활동가들의 신분을 노출한 외교전문이 1천 건 넘게 있다고 가디언은 밝혔다.

BBC는 2004년의 한 외교전문에는 당시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로 2세 등 바티칸의 주요 인사들의 전화번호가 들었다고 보도했다.

위키리크스는 지난 1일 편집하지 않은 막대한 양의 미국 외교전문이 있는 아카이브가 노출됐다면서 가디언의 데이비드 리 기자 때문에 암호가 드러났다고 화살을 돌린 데 이어 남은 자료 전체를 공개할 것이라고 위협했었다.

한편, 어산지가 지난해 11월 동료와 회의를 하면서 “외교문서 전체가 결국에는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는 회의록이 나왔다.

어산지는 당시 한 활동가가 자료를 모두 공개하지 않는 것을 비난하자 이같이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어산지 등이 외교전문을 편집하지 않은 상태로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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