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추락… 민주 ‘힐러리 카드’ 만지작

오바마 추락… 민주 ‘힐러리 카드’ 만지작

입력 2011-08-16 00:00
수정 2011-08-1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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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지지율 39%로… 40%대 첫 붕괴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구도가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와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의 돌풍으로 활기를 띠면서 민주당도 긴장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경선은 관심권 밖이었다. 역대 집권당 경선은 사실상 현직 대통령을 단일 후보로 추대하는 ‘통과의례’ 성격이 보통이었다. 1996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의 경우 민주당 경선에서 밥 케이시 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 ‘무명 후보’들이 도전장을 던졌으나, 그것을 경쟁으로 보는 시각은 없었다.

문제는 오바마의 경우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1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1∼13일 갤럽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의 지지율이 39%로 나타났다. 취임 후 처음으로 40%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렇게 되자 민주당 지지자들은 자칫 정권을 공화당에 뺏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나온 대안이 국무장관인 힐러리 클린턴이다.

‘힐러리 대안론’은 처음엔 일부 블로거들이 거론하기 시작했으나, 요즘엔 유력 언론들도 다루고 있다. 14일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온라인 설문조사로 ‘누가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이길 수 있을까’라고 물은 데 대해 응답자의 81.9%가 힐러리를 꼽았다. 앨 고어 전 부통령(4.8%), 존 케리 상원의원(1.7%)에 비해 압도적이다. 4년 전 경선에서 오바마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점, 현직에서 활발한 활동으로 국민에게 잊히지 않고 있다는 점, 열렬한 지지그룹이 존재한다는 점 등이 힐러리 대안론을 추동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힐러리가 출마한다면, 1980년 민주당 경선에서 현직 대통령인 지미 카터에게 도전했던 에드워드 케네디(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 상원의원의 중량감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케네디 상원의원은 카터에게 패배했다.

물론 힐러리는 이미 내년 대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바마의 지지율이 더욱 추락해 정권을 공화당에 ‘헌납’할 가능성이 명약관화해지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현재는 오바마의 약세를 단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11일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의 32%가 오바마가 민주당 후보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지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4년 중간 선거 패배 직후 이 수치가 66%나 됐음에도 결국 재선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오바마가 힐러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1-08-1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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