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 참여위해 보다 유연해져”
북한은 최근 러시아의 적극적인 중재를 계기로 실질적인 대화로 전환하기 위해 보다 유연해지고 건설적인 태도를 보일 준비가 돼 있다고 러시아의 관변 한반도 전문가가 22일 주장했다.러시아 과학아카데미 한국.몽골학과장겸 동방학연구소장인 알렉산터 보론초프 교수는 이날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 노스(North)’에 올린 기고문에서 북한의 핵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제재만이 아닌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이 밝혔다.
보론초프 교수는 “러시아는 제재, 압력, 고립화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포기를 강요하는 계획은 근거가 없으며 실효성도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오히려 북한은 군사적 위협 등 외부로부터의 위협이 커지고 있음을 느낄 때 ‘핵무기 방호막’ 강화를 재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위해 내부적인 경제적 자유나 개혁을 제한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대가를 치를 각오도 돼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보론초프 교수는 “러시아는 북한의 핵역량을 우선 중지시키고, 이어 점진적으로 제한하고 궁극적으로 제거하는 현실적인 방안은 주요 국가들이 가능한한 빨리 실질적인 핵 문제 협상에 나서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비핵화 목표 추진과 정권교체 정책은 절대로 양립할 수 없으며, 정권 교체 시도가 시작되는 순간 성공적인 비핵화 노력은 곧바로 중지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보론초프 교수는 러시아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차관이 지난달 11~14일 북한을 방문, ▲6자회담의 조건없는 복귀 ▲핵시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의 임시 중지 ▲우라늄 농축 6자회담 논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의 영변 핵시설 복귀 ▲UEP 관련시설에 대한 사찰 등을 북측에 제안했고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로다브킨 차관 방북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북한 지도부가 러시아의 제안을 수용해 6자회담 복귀와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6자회담에서 논의한다는데 동의한 점”이라며 “북한은 ‘행동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협상에서 모든 이슈를 논의할 자세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보론초프 교수는 “북한은 러시아를 통해서 ‘실질적인 대화에 참여함으로써 보다 유연하고 건설적인 접근을 나타낼 준비가 돼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보냈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15일 보르다브킨 차관 방북 직후 6자회담에서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 문제가 논의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