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리 ‘파트너’, 혼인신고 않아 푸대접

호주 총리 ‘파트너’, 혼인신고 않아 푸대접

입력 2011-04-21 00:00
업데이트 2011-04-2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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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공식행사 제외..아시아 순방 때는 빛볼까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의 ‘파트너(Partner)’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탓에 이곳저곳에서 푸대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길러드 총리의 사실상 남편이지만 결혼은 하지 않아 공식적으로는 ‘파트너’로 불리는 팀 매티슨은 수주전 금요일 저녁 길러드 총리를 만나러 캔버라 국회의사당을 향했다.

하지만 그는 얼굴과 신원을 모를 리 없는 국회 보안요원들의 제지를 받고 황당해했다.

보안요원들은 그가 지닌 증명서의 유효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를 들어 출입을 허가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 자신의 딸 쉐리와 딸 친구들과 함께 있었기에 체면을 구겨야만 했다.

마침 이 장면을 지켜보던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 기자가 그의 신원을 보증했고 매티슨과 딸, 친구들은 마침내 의사당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메티슨 일행은 그러나 총리 배우자가 받는 보안요원들의 안내를 받지 못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21일 케빈 러드 전 총리의 부인 테레스 레인이나 존 하워드 전 총리의 부인 자네트 하워드라면 이런 대접을 받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런 황당한 일은 외국에서도 벌어졌다.

길러드 총리가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와 뉴욕을 방문했을 때 매티슨은 공식행사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못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물론이고 부인 미셸 오바마와도 만나지 못했다.

’파트너’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미국 행정부는 남편 동반 행사를 마련하지 않았다.

이처럼 그가 때때로 총리 남편의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고 푸대접을 받는 것은 그가 길러드 총리와 사실혼의 관계에 있을 뿐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주에서는 성인남녀가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한집에 함께 사는 일이 종종 있다.

이 때 남녀는 상대방을 그냥 ‘파트너’라고 부르며 친구나 이웃들도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게 보통이다.

이런 매티슨이지만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일본,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주요 3개국 순방 및 영국 왕자 결혼식에서는 총리 남편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길러드 총리와 메티슨은 일왕 주최 리셉션에 정식으로 초대받은 데 이어 22일 저녁에는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 강진 피해 구호금 마련 행사를 주재한다.

이어 한국 방문 기간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위한 만찬도 주재하고 중국 방문 기간 공식행사에 길러드 총리와 함께 참석하는 것은 물론 영국 왕자 결혼식 피로연에도 함께 자리한다.

미용사 출신의 매티슨은 길러드 총리의 머리를 다듬어주다 인연을 맺어 ‘파트너’ 관계가 됐으며 길러드 총리 취임 직후 이스라엘계 부동산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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