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무인 헬리콥터로 원자로 건물 상태 조사 예정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4호기의 사용 후 연료 저장조(이하 저장조)에 보관된 연료봉이 우려했던 대로 일부 손상됐고, 여기서 흘러나온 방사성 물질이 저장조 속 물에 녹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날 4호기 저장조의 물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의 종류와 양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연료봉의 일부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1, 2, 3호기 원자로 안의 연료봉이 손상됐다는 사실은 확인됐어도 저장조 속 연료봉이 손상된 사실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도쿄전력이 전날(12일) 4호기 저장조에서 뜬 물에서는 방사성 요오드-131이 1㎤당 220㏃(베크렐), 세슘-134가 88㏃/㎤, 세슘-137이 93㏃/㎤ 검출됐다. 도쿄전력 측은 이 농도로 볼 때 연료봉이 대부분 건전한 상태지만, 일부는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1일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4호기는 정기 검사로 운행을 중단한 상태였고, 연료봉은 원자로 대신 저장조에 담겨 있었다. 4호기 저장조에는 원자로에서 꺼낸 지 얼마 안 된 연료봉 548개를 비롯해 사용 후 연료봉 1천331개와 새 연료봉 204개가 보관돼 있었다. 지진 직후 4호기 저장조의 전원이 끊긴 탓에 냉각수 수위가 내려가 연료봉이 노출됐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었다.

도쿄전력은 원자로에서 꺼낸 지 얼마 안 된 연료봉 548개가 손상됐거나 원자로 건물 지붕이 날아간 탓에 철골 등이 저장조에 떨어져 연료봉이 손상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1∼3호기 저장조의 연료봉도 비슷한 이유로 일부 손상됐을 것으로 우려된다.

도쿄전력은 앞으로 소형 무인 헬리콥터로 원자로 건물의 파괴 상태를 자세히 조사한 뒤 저장조에서 연료봉을 꺼낼 수 있을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한편 12일 시작된 2호기 터빈실 부근 배관용 터널의 고농도 오염수 제거 작업은 13일 오후 5시께 일단 예정한 대로 700t을 터빈실 내 복수기로 옮겼다.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그 후 배관용 터널과 터빈실 지하 1층의 오염수 수위는 동시에 6∼8㎝ 내려갔다. 도쿄전력은 14일부터 나머지 오염수를 폐기물 집중처리시설로 옮기고, 이 작업을 끝내는 대로 냉각 시스템 복구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고미야마 요코(小宮山洋子) 후생노동성 부대신은 13일 중의원 후생노동 위원회에서 방사선 노출량이 100m㏜(밀리시버트)를 넘은 작업원이 22명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높은 수치는 198.24m㏜였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고에 한해 방사선 노출량 상한을 250m㏜까지 끌어올려 놓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