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도 리비아사태 불똥

할리우드에도 리비아사태 불똥

입력 2011-03-09 00:00
수정 2011-03-0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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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라이어 캐리나 비욘세 같은 유명 팝 가수들에 이어 미국 영화산업의 본산인 할리우드에도 리비아 유혈사태의 불똥이 번지고 있다.

9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국 영화업계에 리비아발(發) 찬바람을 불러들인 곳은 영화 제작사인 내추럴 셀렉션.

이 회사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엑스페리먼트’로 성가를 올렸지만, 차기작을 위해 유치한 투자 자금에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측의 돈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자사는 물론 차기작을 위해 접촉했던 배우들까지도 난처하게 만들었다.

내추럴 셀렉션은 지난해 카다피 국가원수의 삼남 사디를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1억달러(약 1천116억원)를 유치했고, 이는 당시 ‘버라이어티’나 ‘스크린 데일리’ 같은 영화전문 매체들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가 내전 양상으로 격화되고 민간인 사망자가 수천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자 사디로부터 투자를 받은 제작자 매튜 베커먼이 영화계로부터 외면받는 처지에 놓였다.

이 영화사의 차기작 중 하나로 마피아 살인청부업자의 실화를 그린 ‘아이스맨’은 애초 이달에 촬영이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아직 각본이 완성되지 못한 상태다.

영화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이스맨’의 배급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윌리엄 모리스 엔데버 엔터테인먼트사(社)는 내추럴 셀렉션과의 관계를 정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내추럴 셀렉션과 카다피와의 관계가 부각되면서 이 회사의 차기작에 출연하려던 미키 루크와 에바 아무리 등 배우들은 물론 각본 집필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던 데이비드 맥케나 역시 관심을 받게 됐지만, NYT는 이들 배우와 작가의 소속사가 연락되지 않거나 언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키 루크가 당초 ‘아이스맨’의 주연을 원했지만 아직 정식 계약을 맺지는 않은 상태고, 각본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이 영화와 관련된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1990년 영화 투자자 잔카를로 파레티가 MGM/UA 커뮤니케이션스를 인수하기 위해 라이베리아의 사무엘 도 전(前) 대통령의 자금을 유치하려 했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미국에서 활동하는 영화업자가 아프리카 독재자의 자금에 눈을 돌렸던 적이 처음은 아니었다.

NYT는 매튜 베커먼의 지인을 통해 베커먼과 연락할 수 있었지만, 베커먼은 자신의 회사나 카다피로부터 투자를 받았던 일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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