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구체적 성과없이 끝났다

이란 핵협상, 구체적 성과없이 끝났다

입력 2011-01-22 00:00
업데이트 2011-01-22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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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과 6개 주요 당사국 대표들이 22일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이틀간의 협상을 마쳤으나 차기 협상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하는 등 아무런 구체적 진전 없이 끝났다.

 이란과 이른바 ‘P5+1(유엔 상임이사국 5개국+독일)’ 그룹은 이틀 동안 터키 이스탄불에서 지난달 6~7일 제네바 협상에 이은 후속 협상을 열었다.

 ‘P5+1’ 그룹을 대변한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선 차기 협상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애슈턴 고위대표는 6개 당사국은 이번 협상에 임한 이란의 태도에 “실망했다”면서 “이란의 전제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번 협상이 진전을 거두지 못한 책임을 이란 측에 돌렸다.

 이번 협상에서 이란 핵 문제에 관한 핵심적인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구상과 협력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서방의 주장에 대해 이란은 우라늄 농축 권리 인정과 제재 해제를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애슈턴 고위대표는 “우리는 세부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희망했지만 이란 측은 전제조건에 동의하지 않으면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이드 잘릴리 이란 측 협상대표는 애슈턴 고위대표에 이어 연 기자회견에서 6개 당사국과의 어떤 합의도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를 인정하는 것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잘릴리 대표는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의거해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포함해 핵연료 주기 전 과정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면서 6개 당사국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내일이라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서방 한 외교관은 애슈턴 고위대표가 이번 협상에서 2천800㎏의 저농축우라늄(LEU)과 40㎏의 20% 농도 우라늄을 국외로 보내는 제안을 이란 측에 건넸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애초 양측은 2009년 이란이 당시 저농축 우라늄 보유량의 75%인 1천200㎏를 프랑스에 넘기는 대신 테헤란 원자로의 연료로 사용될 20% 농축 우라늄 120kg을 돌려받는 제안을 논의했으나 나중에 이란 측의 거부로 이행되지 않았다.

 이후 이란은 저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늘렸으며 우라늄 농축 활동도 가속화해 이미 20% 농도 우라늄 40㎏를 생산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다만,애슈턴 고위대표는 차기 협상 일정이 합의되지 않았지만,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이란이 긍정적인 반응을 선택한다면 협상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란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미국 고위 관리는 협상 결과가 실망스럽지만,대화가 파탄 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 관리는 6개 당사국은 이란 핵 문제에 대해 일치된 태도를 보였으며 외교적 해결책을 추구할 용의가 있다면서 다만 선택은 이란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그동안 테헤란의 의료용 원자로 연료를 확보하기 위해 우라늄 농축 작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해왔지만,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이 핵무기 생산을 의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란에 우라늄 농축 활동 중단을 요구해왔다.

 이날 협상은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에도 지난해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이 향상돼 5개월~1년 사이에 조잡한 수준의 핵폭탄 1개를 만드는데 충분한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할 것이라는 미국 핵 전문가들의 추정이 나온 가운데 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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