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입이 열개라도 할말 없는 검찰의 헛발질

[사설] 입이 열개라도 할말 없는 검찰의 헛발질

입력 2012-02-04 00:00
업데이트 2012-02-04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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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예비경선 돈 봉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헛발질’로 결론났다. 검찰은 돈 봉투를 돌린 인물로 지목된 민주당 부천 원미갑 김경협 예비후보의 주장대로 “돈 봉투가 아닌 출판기념회 초청장을 돌린 것”이라며 내사 종결했다고 밝혔다. 무리하게 밀어붙여 화를 자초한 검찰이 결국 백기투항한 셈이다. 우리는 이번 일이 단순히 내사 종결을 밝히는 것으로 어물쩍 넘어갈 일은 아니라고 본다. 아무런 물증 없이 김 후보의 부천 사무실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해 김씨를 범죄자 취급했으며,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야당의 이미지에도 흠집을 냈다. 이에 대한 검찰의 사과와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한다.

민주당 한명숙 대표는 어제 당 최고위원회에서 ‘공식 사죄’를 요구하며 “MB 돈 봉투 3인방 앞에서는 침묵하고, (국회)의장실 수사는 안 하고, 화장실 수사만 하는 (검찰) 참으로 가관”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이 이처럼 반발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압수수색은 어느 정도 근거 있는 증거와 증인이 있을 때 실시해야 하는데도 일부 언론의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근거로 막무가내로 치고 들어갔다니 어처구니없는 노릇이다. 폐쇄회로(CC)TV에서 보듯 공공연한 장소에서 대놓고 돈 봉투를 돌리겠느냐는 기본적인 의문에도 검찰은 자신감을 보였다. 도대체 검찰이 어떠한 믿음을 근거로 이런 오판을 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검찰은 무리한 압수수색을 언론 탓으로 돌리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언제부터 검찰이 뉴스 보고 압수수색에 나섰단 말인가.

검찰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나선 것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섣부른 수사였음은 분명하다. 표적수사, 물타기 수사라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렵게 됐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가 또 한번 무너졌다는 것이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즉각 사과하고, 겸허한 자세로 조직을 다잡아야 한다.

2012-02-0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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