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경제 초석 놓은 ‘철강 선구자’ 박태준

[사설] 한국경제 초석 놓은 ‘철강 선구자’ 박태준

입력 2011-12-14 00:00
수정 2011-12-1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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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타계한 박태준 전 포스코(옛 포항제철) 명예회장은 철강 불모의 이 땅에 사상 첫 일관제철소를 건설해 산업입국의 기틀을 다진 ‘철강선구자’다.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는 1960년대 ‘짧은 인생을 영원히 조국에’라는 좌우명 하나로 평생을 철강업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열정과 뚝심으로 단숨에 철강왕국을 일궈낸 그의 족적은 한국경제사에 길이 남을 유산이다. 우리는 4선 의원에 총리까지 지낸 정치인으로서의 화려한 경력보다는 경제인으로 남긴 그의 발자취에 더욱 주목하고자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종합제철소 건설 임무를 부여 받은 그는 일관제철소 건설 지원을 위해 조직된 국제차관단이 차관 공여를 철회하면서 맞은 위기를 특유의 뚝심으로 극복해 냈다. 대일 청구권 자금을 제철소 건설자금으로 전용하는 발상으로, 1970년 역사적인 포항제철 착공을 이끌어 냈다. “이 제철소는 식민지배에 대한 보상금으로 받은 조상의 피 값으로 짓는 것이다. 만일 실패하면 바로 우향우해서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어야 한다는 각오로 일해야 한다.”는 고인의 제철보국(製鐵報國) 정신이 오늘의 포스코를 만든 것이다. 포스코는 이제 한 해 조강능력 3700만t 규모의 세계 4위권 제철소로 우뚝 섰다.

올해 우리는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다. 하지만 여전히 극복해야 할 위기 앞에 놓여 있다. 유럽발 글로벌 경제위기를 딛고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서는 박 전 명예회장이 보여 준 불굴의 도전 정신과 기업가 정신이 절실하다. 그는 평소 포스코의 정신을 ‘원칙을 포기하지 않는다.’ ‘신뢰를 얻으면 모두를 얻는다.’ ‘사심 없이 헌신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열정과 헌신이 짙게 배어 있는 포스코는 그의 뜻을 이어 ‘국민기업’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산업화에 크고 깊은 족적을 남긴 ‘철강왕’ 박태준의 명복을 빈다.

2011-12-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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