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 국가정보기관의 ‘융합 컨트롤타워’ 시대/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글로벌 시대] 국가정보기관의 ‘융합 컨트롤타워’ 시대/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입력 2013-12-16 00:00
업데이트 2013-12-1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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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도래한 글로벌 시대를 혹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1990년대 초반 구소련의 붕괴와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의 몰락에 따른 글로벌 시대의 도래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우리의 선택 사항이 아니다.” 국가 간 이념대결보다는 경제 발전과 물질적 풍요, 정보기술(IT)의 확산과 글로벌 기업의 역할 증진, 복지사회와 융합문화 구축 등에 더 많은 투자와 집중을 하는 것이 요즘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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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국경은 여전히 존재하고, 전통적인 안보 위협과 비대칭·포괄적 안보 위협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에 ‘통합적인 안보와 정보라인’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다. 동북아시아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중국은 국제적 위상이 증대됨에 따라 대내외 안보 사안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국가안전위원회(NSC)를 설치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의장을 맡고 있으며, 외교부와 군·국가안전부·공안 등 관련 기관을 통합해 국가안보 이슈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권한과 조직이 방대해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한마디로 주요 국가안보 이슈를 종합적으로 처리하는 사령탑인 셈이다.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일본판 NSC인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설립했다. 역시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총리가 의장을 맡고, 정보기관의 통합 관리 측면에서 외교·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중장기 국가전략 수립과 위기관리, 정보 집약 등 효율적인 국가정보 활동을 추진한다. 또 긴밀한 공조를 위해 미국과 영국의 NSC를 전용회선으로 연결하는 ‘핫라인’을 설치하고 정례 협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프랑스·독일·인도·호주·러시아 등과도 핫라인 개설 협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앞으로 내각 관방(총리 비서실 성격) 산하에 사무국 성격의 국가안보국도 신설된다고 하니 일본의 정보기관 융합은 실로 최고 수준으로 변모될 것이다.

잘 알려진 대로 미국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과 같이 이원화된 정보활동으로 인해 국가안보 수호에 실패(9·11 테러)한 경험 이후 국가정보장실(ODNI)을 신설(2004년 12월)하여 국가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 중인데, 러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위스도 국내외 정보기관을 통합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국가들이 통합정보기관을 운영하려는 것일까? 글로벌 시대는 각종 초국가적 위협이 대두하는 ‘포괄적 안보시대’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단편적인 정보만으로는 선제적이고 종합적인 판단 및 대응이 불가능하다. 즉, 국내외 분리 시 정보기관들의 원활한 정보 공유가 어렵고, 정보 판단의 불일치와 과잉경쟁에 따른 정보 왜곡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외국의 주요 정보기관들은 국내외 정보기관을 분리 운영했지만, 그간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토대로 기관 간 유기적 협력을 위해 새로운 ‘융합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거나 기존 정보기관들의 조정 및 통합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이 같은 국내외 통합적이고 경쟁적인 안보라인과 정보 구축이 분단국가인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시사점은 크다. 현재 국가정보원의 문제가 되고 있는 민간인 불법사찰과 선거 개입은 엄정 차단해야겠지만 북한의 대남 사이버심리전 강화 추세와 주변국들의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안보 강화 측면을 고려해 본다면 오히려 정보기관의 개혁을 빌미로 우리의 정보역량을 약화시키지 않아야 하며, 국익 증진 차원에서 융합 컨트롤타워 시대를 적극 준비해야 한다.

2013-12-1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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