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침묵을 들추다/김명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침묵을 들추다/김명인

입력 2013-08-17 00:00
업데이트 2013-08-17 00:1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아이들이 운동장 가운데로 달려가고 있다

펼쳐진 시야가 소리를 삼키는지

저들의 함성 이곳까지 도달하지 않는다

공터 너머 깊숙한 초록은 연무 뒤에서 숨죽이고

실마리 모두 지워버린 무언극의 무대 위로

헐거운 한낮이 멈출 듯 지나가고 있다

아이들이 이리저리로 공을 따라 쏠리지만

고요 속에 펼쳐놓는 놀이에는

성긴 무늬들만 군데군데 얼룩져 보인다

소리를 다 덜어내고

납작납작 눌러놓은 풍경들 아뜩하다

저 침묵 들추고 안으로 들어설 수가 없다

2013-08-17 26면
많이 본 뉴스
핵무장 논쟁,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에서 ‘독자 핵무장’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평화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반대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독자 핵무장 찬성
독자 핵무장 반대
사회적 논의 필요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